2033년 414억 달러 규모 전망…북미 선도·아태 최고 성장률 기록
한국, 누적 388건 허가…규제 혁신과 산업지원 통해 시장 견인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글로벌 디지털치료기기(DTx) 시장이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모바일 헬스 기술 확산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5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 동향(Vol.571)’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치료기기 시장은 2024년 82억 8000만 달러(약 11조 7800억원)에서 연평균 18.26% 성장해 2033년 414억 달러(약 58조 90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디지털치료기기(DTx)’는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치료 효과의 객관적 검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치 기반 의료와 높은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디지털치료기기가 환자 중심의 의료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만성질환 유병률 급증을 가장 큰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국제당뇨병연맹(IDF)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20~79세 성인 약 5억 8900만 명이 당뇨병을 앓고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심혈관질환이 전 세계 사망 원인의 32%를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웨어러블·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의 확산이 디지털헬스 접근성을 높이며 DTx 시장 인프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는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이 2024년 842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13.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만성질환 유병률의 급증 △모바일헬스 기술의 발전 △가치기반의료로의 전환 등이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연구 결과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주요국들도 정책·제도 정비 가속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독일은 2024년 12월 기준 68개 디지털치료기기를 DiGA 제도에 등재해, 건강보험을 통해 전액 급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0~2023년 사이 37만 4000건의 처방이 이뤄졌으며, 정신건강·생활습관·만성질환 관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디지털 퍼스트 전략 아래 디지털치료기기 임상 검증과 전자건강기록 표준화를 강화하고 있으며, NHS Digital Accelerator 프로그램을 통해 상용화를 지원 중이다.

이와 더불어 2024년 기준 전 세계 DTx 시장의 약 49%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 하고 있는 미국은 FDA의 혁신 의료기기 프로그램을 통해 신속한 승인 절차를 지원해, 2025년 기준 1176건의 혁신 의료기기를 지정한 바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제도적 기반은 디지털치료기기의 상업적 타당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고, 의료기관 및 보험자의 도입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아·태지역, 가장 높은 성장률 예상…존재감 확대

아울러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주요 시장조사기관들이 예측기간 중 가장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태 지역의 성장세는 △의료 디지털화의 가속화 △만성질환 유병률 증가 △정부 주도의 원격의료 정책 확대가 핵심 성장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판단했다.

대표적으로 일본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고령층을 위한 DTx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허가 및 보험 적용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 중이며, 중국 역시 ‘건강 중국 2030’ 전략 아래 디지털헬스 기술 통합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2025년 7월 기준 디지털의료기기 누적 허가 388건, 디지털치료기기 허가 9건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규제 혁신과 산업 지원을 통해 디지털헬스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보고서는 현재 DTx 시장은 예방 부문이 아닌 치료 부문이 주도하고 있으나, 앞으로 잠재력이 높은 부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치료 부문은 특정 질병을 대상으로 의학적 근거가 확보된 치료기술을 제공하며 기존 치료방식에 통합 가능한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해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예방 부문은 상대적으로 적지반 가치기반 의료모델의 확산·예방 중심 건강관리 수요의 증가에 힘입어 향후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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