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위장관 질환자 합병증 위험 높아, 맞춤 처방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차원준 기자]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로 인기를 끌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가 위식도역류질환(GERD)과 그 합병증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환자들에게 약물의 이점뿐만 아니라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의료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와 SGLT-2 억제제로 치료할 때 위식도 역류 질환(GERD) 위험은?
GLP-1 수용체 작용제와 SGLT-2 억제제로 치료할 때 위식도 역류 질환(GERD) 위험은?

21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전남대 약학대학 노윤하 교수와 캐나다 맥길대학교 로랑 아줄레이(Laurent Azoulay) 교수 공동연구팀은 GLP-1 RA가 GERD 및 관련 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밝힌 대규모 인구 기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영국의 일차의료 데이터베이스(CPRD·Clinical Practice Research Datalink)를 활용해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진료 기록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GLP-1 RA를 처음 처방받은 2만4708명과, 비교 약물인 SGLT-2 억제제를 처음 처방받은 8만9096명을 대상으로 비교 분석을 실시했다. GLP-1 RA는 식욕 억제와 혈당 저하 효과로 알려진 약물로, 오심, 구토, 위 정체 등의 위장관 부작용이 기존에 보고됐지만, 이번 연구는 GERD와의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탐구했다.

분석 결과, GLP-1 RA 사용 환자는 SGLT-2 억제제 사용자에 비해 3년 이내 GERD 발생 위험이 2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위험비 1.27, 95% 신뢰구간 1.14-1.42). 또한, GERD 합병증인 바렛식도나 식도협착 등의 발생 위험도 55% 증가했다(위험비 1.55, 95% 신뢰구간 1.12-2.29). 특히 흡연자나 위장관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이러한 위험이 더 두드러지게 관찰됐다.

노윤하 교수는 "GLP-1 RA는 혈당 조절, 체중 감량, 심혈관·신장 보호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지만, 이번 연구는 위장관 부작용 외에 GERD 발생 가능성을 추가로 주의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GERD 고위험군 당뇨병 환자에게 GLP-1 RA를 처방할 때 사전 예방이나 조기 치료 전략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이 연구는 내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미국내과학회(ACP) 공식 저널 'Annals of Internal Medicine'(임팩트 팩터 15.2, JCR 상위 2.6%) 2025년 7월호에 게재됐다. 연구는 보건복지부 재원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논문 제목은 '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s and Risk for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로, GLP-1 RA의 광범위한 사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환자 안전을 위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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