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 창간 54주년 기념사
[의학신문·일간보사=박연준 ]존경하는 애독자 여러분.
의학신문이 올해 창간 54주년을 맞았습니다.
5월 24일이 생일입니다.
태어난 지 강산이 다섯 번이나 바뀌었고, 다시 100년을 향한 도전에 나서 네 걸음을 뛴 셈입니다. 이에 54번째 생일을 맞은 감회가 새롭습니다.
돌아보면 지나 온 세월도 길었고, 언론 환경도 수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그럼에도 의학신문은 지난 세월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고 정진하여 전문신문의 전통과 가치를 지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그로부터 창사 54주년을 맞은 지금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통의 주간지이자, 종이신문으로서 그 가치가 조금도 퇴색하지 않고 애독자 여러분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신문사는 언론 환경의 패러다임 변화에 부응하여 일찍이 의약을 중심으로 보건산업뉴스를 특화시킨 ‘일간보사’를 자매지로 창간하여 올해 35주년의 혈기 왕성한 특수 일간신문으로 발전시켜왔습니다. 또한 2001년에는 실시간 뉴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의학신문도 창간하여 이들 3대 매체가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여러 독자층의 니즈를 충족해 드리고 있습니다. 뿐 만 아니라 지난 2020년에는 유튜브 매체인 ‘채널 의’도 개국하여 의약전문 종합언론사로서의 탄탄한 입지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의학신문의 이 같은 발전은 우리만의 노력으로 이룬 것은 아니며, 애독자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에 힘입은 바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저희 신문사 임직원들은 항상 애독자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이며, 오랜 역사나 사세를 자랑하기보다 연륜과 위상에 걸맞은 신문의 책임을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창간 54주년을 맞아서도 임직원 모두의 생각은 한결 같습니다. 그것은 심기일전하여 더 좋은 신문, 읽히는 신문을 만들어 독자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고, 종이신문의 역할을 더욱 높여나가겠다는 다짐입니다.
애독자 여러분께서도 저희의 이런 열정을 믿어주시고, 의학신문을 변함없이 사랑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애독자 여러분.
지금 세상이 대단히 어지럽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의료계는 지난해 의대증원 시책으로 야기된 혼란이 아직 수습되지 않은 상태이고, 정치사회적인 환경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국제 경제 질서도 요동치고 있어 위기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눈앞의 상황만 보면 어둡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 모두는 현명하며, 특히 의료인들과 보건산업계는 특유의 지혜로움으로 언제나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 왔습니다. 따라서 지금 이어지고 있는 제반 의료 현안들도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정국이 안정화되면 차츰 풀릴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다행히 의대증원 문제에서 촉발된 각종 의료 현안과 의료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여야 대통령후보자들 모두가 ‘원만한 갈등 수습’을 앞 다투어 공약한 상태입니다. 의료사회 내부적으로도 일부 전공의들이 복귀를 하는 추세이고, 의대생들의 수업 정상화를 위해서도 대학들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어 그 후유증은 있겠지만 상처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으로 보아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는 듯합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으며, 결과 또한 낙관할 수 없다고 봅니다.
새로운 정부가 탄생해도 변수가 한 둘이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새 정부는 누가 집권해도 의료개혁에 나서겠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혁의 내용과 방법에 있어 현재의 정부와 어떤 차별성을 가질지도 의문입니다. 더욱이 의료문제는 의사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보건의료인 공동의 문제이며, 국민의 문제이기에 새 정부에서의 의료정책이라고 하여 무조건 의료계 친화적일 수도 없습니다.
이제 불과 일주일 뒤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새로운 내각도 출범하게 됩니다.
따라서 새 정부와 발맞춰 각종 의료현안을 타개해 나갈 의사 지도부의 역할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크고 중요해졌습니다. 물론 지도부가 세심한 전략을 세우겠지만, 새 정부에서 협상을 유리하게 전개하여 의료의 정상화를 위한 정책기조가 만들어지도록 리더십 역량을 한껏 발휘해 줄 것을 기대해 봅니다.
의학신문도 대한민국 의료의 경쟁력 있는 발전을 위한 지식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의료 정상화를 위한 길을 닦겠다’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각종 보건의료 정책의 올바른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며, 의정 소통을 촉진하는 매개로서의 역할 또한 더욱 높여나가겠습니다.
이 같은 명제에서 의학신문은 금번 창간 54주년 기념 특집호 신문을 ‘보건의료 선진화를 위한 정책과제‘를 주제로 의료 각 부문별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으며, 주요 보건의료단체가 새 정부에 거는 기대와 여망도 담아 보았습니다. 모쪼록 이번 창간 54주년 특집호 신문이 의료발전과 의료체계를 정상화 시키는데 나침반으로 작용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말씀 드리며 애독자 여러분의 열독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발행인 박연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