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개혁세력 사회운동가에서 의료계 투쟁 전문가...의협회장까지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 지난 23일 13만 의사들의 수장을 뽑는 대한의사협회 제40대 회장 선거에서 전국의사총연합 최대집 상임대표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13만 의사회원들은 차기 의협회장으로서 최대집 당선인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최 당선인은 그동안 어떠한 길을 걸어왔을까?

우선 올해 만 46세(1972년생)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의협회장에 오르게 될 최 당선인은 의료계 임의단체에서 활동한 강경파 개혁세력으로 분류된다.

지난 1999년 서울의대를 졸업한 최 당선인은 일반과 의사다. 최 당선인이 일반과 의사인 이유는 단 하나, 사회운동 때문이다.

최 당선인은 의대를 졸업한 뒤 평범하게 의사로서 활동을 하지 않고 사회운동을 선택한 셈이다. 임상보다는 기초의학을 선택했던 최 당선인은 공보의 병역의무를 마치고, 20대 후반 남들과 달리 사회운동의 길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최 당선인의 사회운동이 의료계까지 진입한 것은 지난 2009년 전국의사총연합 조직국장을 맡으면서부터다. 이 시절까지 의료계에서 최 당선인의 존재는 부각되지 않았다.

◆투쟁의 서막, 강력한 퍼포먼스로 이름 알렸다=최 당선인의 이름이 의료계에 널리 퍼지게 된 것은 의료혁신투쟁위원회(의혁투) 상임대표로 활동하면서 의협 집행부의 잘못된 회무에 강력히 대응하면서 부터다.

이는 의료계 내부적으로 투쟁의 새로운 서막이기도 했다. 의혁투 대표로서 의료계 각종 사안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최 당선인은 남들과는 다른 방식을 보여줬다.

2015년 한의사의료기기 사용 문제와 관련해 의료일원화 논의가 진행되자 이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의협회관 앞에서 추무진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화형식을 벌인 것.

게다가 2016년 의협회관 앞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 궐기대회에서는 막바지 단상을 점거하고, 발언권을 달라며 추무진 회장 관용차 앞에 드러눕기도 했다.

더불어 안산 모 비뇨기과 원장이 강압적인 현지조사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당시에는 의협회관 앞에서 상복을 입고 1인 시위를 벌이며 다소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당시 최 당선인의 퍼포먼스는 자극적이어서 사회적으로 이슈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반면 보수적인 의료계 내부적으로는 ‘너무 과격한 행동이다’라는 평가가 공존했다.

의료계의 비난과 엇갈린 평가 속에서도 최 당선인은 굴하지 않고 원격진료, 안경사단독법 등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며, 잘못된 의료정책에 대한 강한 발언과 함께 소규모 집회, 1인 시위 등으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전의총 활력 되찾다=최 당선인은 의협투 상임대표에서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 상임대표를 맡게 되면서 의사들의 비난이 아닌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

당시 전의총은 반노환규세력과 양립화되면서 활동과 세가 줄어드는 양상이었지만 최 당선인이 상임대표를 맡은 뒤 활력을 되찾는 모양새였다.

최 당선인은 전의총 상임대표로서 주요 현안이었던 현지실사 문제를 강력하기 지적하고, 한의사 의과의료기기 허용과 리베이트쌍벌제 소급적용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지난 2017년 의료계의 가장 큰 이슈인 정부의 보장성강화 정책 ‘문재인 케어’에 온건한 행보를 보였다는 이유로 두 차례나 추무진 회장의 불신임을 추진한 바 있다.

◆의협 비대위 투쟁위원장에서 의협회장으로=특히 의사들의 최 당선인에 대한 의사들의 강력한 지지는 문재인 케어와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를 빼놓을 수 없다.

재야의 회원으로서 의협 비대위 투쟁위원장을 맡게 된 최 당선인은 의료계 투쟁 최전선에서 의사회원들의 이끌어오면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청와대 인근에서 삭발을 단행했고,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비급여의 전면급여화 정책 전면 철폐’를 외쳐왔다.

가장 주목할 점은 지난해 12월 10일 대한문에서 개최됐던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다. 당시 3만여 명의 의사들이 집결한 대규모 집회에서 최 당선인이 투쟁과 집회 전문가로서 회원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많다.

이후 최 당선인은 “문재인 케어를 막을 의사는 자신밖에 없다” 40대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했고, 결국 압도적인 표차로 만만치 않은 후보들을 꺾고 차기 회장으로 당선됐다.

최 당선인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의료를 멈춰서라도 의료를 살리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강한 의협을 만들어 정부가 추진하는 ‘문재인 케어’ 및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저지'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 당선인의 과거 활동이력을 봤을 때 의협 차기 집행부는 보다 강력하고 저돌적인 투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 당선인에 대한 지지는 절박한 상황에서 강력한 투쟁을 선택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비상시국에 투옥을 각오한 강력한 투쟁 의지를 보인 최 당선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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