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최첨단 의료기기 혁신기술-트랜드 만날수 있어 매력적
본사 오인규 기자의 독일 뒤셀도르프 '메디카 2017' 참관기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키메스)를 비롯해 매년 전 세계에서 각양각색의 의료기기 전시회들이 개최되지만, 의료기기 분야 관련 종사자들은 하나같이 독일 뒤셀도르프의 MEDICA(메디카)를 최고라고 인정한다.

글로벌 의료기기 혁신 기술과 트렌드를 직접 만날 수 있는 19개 전시홀이 68개국 5,000개 이상의 참가사로 가득 채워지며, 지난해 기준 방문객의 경우 127,802명이 찾아왔고 해외 방문객의 비중은 70%에 이를 정도로 세계적인 전시회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한 시장 다변화에 국제성이 높은 메디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메디카 첫 방문에 들뜬 모습과 많은 바이어들이 관심을 보였던 자랑스런 한국관

한마디로 현재와 미래의 의료기기가 모두 모이는 독일 특유에 화려함은 덜하지만 실속이 넘치는 세계 의료기기 대표 전시회로서 전통과 가치 그리고 비전을 더해가고 있는 행사다.

나름 부끄럽지만 국내·외 의료기기 분야 출입 그리고 전문 기자로 자부심과 경력을 더해가던 중 좋은 기회가 생겨 실제 눈으로 전시회를 볼 수 있는 감사한 기쁨을 누리게 됐다.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개최된 'MEDICA 2017(메디카 2017)' 현장을 방문했다. 첫날 행사장에 들어서면서 조금 놀랍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여러 국제 전시장을 둘러봤지만 처음 방문한 메디카는 하루 이틀 정도로는 둘러볼 수 없는 엄청난 규모 였다.

먼저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역시 국내 굴지의 기업인 삼성과 LG 부스였다. 특히 삼성은 영상의학과용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 'RS85‘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유럽에서 발생 비율이 높은 전립선 질환까지 진단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또한 LG는 별도 의료정보 누출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모니터 시스템이 큰 관심을 모았다

매일 새로운 기사와 광고로 눈을 즐겁게 했던 특별 신문과 한국이엔엑스 부스 직원들과 기념사진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무려 218개 업체가 참여해 다양한 홀에 자랑스럽게 위치했던 △대성마리프 △인바디 △셀바스 △메가메디칼 등 한국관 및 단독관 참여 국내업체들도 마음을 설레게 했다.

가지고 나온 제품은 서로 달랐지만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소중하게 제작한 제품을 가지고 와서 여러 팸플릿들과 함께 소개하는 모습에서 응원하는 마음이 절로 생겨났다. 역시 외국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되는 법이다.

현장에서 배포됐던 다양한 형식의 신문도 눈에 띄었는데, 키메스(KIMES) 공식후원사에 속한 기자로서 매년 국문판과 영문판 특별 신문을 만들고 있는 역량을 활용해 업체들을 측면지원 할 수 있는 방법도 잠깐 고민해봤다. 이탈리아관 등에서는 자국 업체들을 알리기 위해 소개 자료를 만들었던 점도 느낌이 있었다.

메디카와 함께 호흡하는 뒤셀도르프

이번 전시회를 돌아보며 부러운 점들이 다수 있었다. 소소했지만 국내에서 다시 핫하게 떠오른 푸드 트럭에서 맛있는 독일 소시지와 맥주 한잔(+아타리 콜라)을 곁들이며 먹었던 점심이라든지.

맛과 분위기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푸드트럭과 유럽은 역시 토론의 문화라는 것을 느꼈던 포럼

푹신한 소파가 있고 각 나라의 기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근사한 프레스룸을 비롯해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두툼한 옷을 맡길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편안하게 세일즈 및 홍보를 할 수 있게 배려한 부분과 전시장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무료 스냅 사진 공간도 좋았다.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미모의 모델 몇 명이 영상진단기기나 운동기구가 전시된 제품을 활용해 일종의 이미지를 제공하는 국내 전시회와 다르게 해당 기업의 티셔츠를 입은 다양한 체형의 모델들 다수가 한꺼번에 진단을 받으며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이었다.

흡사 모터쇼가 연상될 정도로 국내 의료기기 전시회에 자리 잡고 있던 아름다운 모델 섭외하기 대결이 없었던 것이다. 섭섭한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의료기기라는 특성상 그리고 제품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기에는 또한 집중하기에는 좋았다고 판단된다.

조금은 무서운 버젼의 메디카 포스터와 삼성 부스에서 진단을 받고 있는 모델

강연자와 청중으로 나눠지는 구조가 아닌 패널들이 서서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에 학술 및 다양한 주제 포럼도 긍정적이었다. 아마 문화의 차이일수도 있겠지만 널리 접목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메디카 티켓 하나로 뒤셀도르프 시내에 지하철을 무료로 탑승할 수 있었던 것은 조금 충격이었다. 인프라는 물론 신뢰와 믿음이 동반됐기 때문에 가능했을 텐데, 전시사업 분야의 발전과 동시에 도시도 살리는 방법으로 국내 정부·지자체가 앞장서서 해야 할 것은 실제로 이런 일들이 아닐까.

메디카 포스터를 미성년자관람불가(?)로 패러디하는 조금은 짓궂은 그림도 많았지만 각기 다른 행사기간 동안 도시가 하나가돼 함께 호흡하며 전시회를 맞이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무뚝뚝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생각 보다 친절했던 사람들도.

전시회를 둘러보며 꼭 주의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역시 도난사건이다. 전날 웃으면서 농담을 주고받았던 업체 관계자가 부스에 보이지 않아서 물어보니 가방을 도난당했다는 것이다. 그는 현금은 물론 여권까지 사라지며 극도의 스트레스를 맛봤다.

식사 중에 여유 공간이 없어 다른 테이블에 잠시 가방을 놓았던 것이 사단이 난 것인데, 현장에서 들리는 소문은 부스에 세팅했던 모니터를 통째로 가져가기도 하고 비즈니스의 필수 요소인 명함이 없어지기도 했다니 씁쓸하지만 각자가 주의 할 수 밖에 없다.

"메디카는 의료기기 제조기업들의 성지"

사실 이번 전시회 참관 내내 나를 충격에 빠트린 제품이나 기술 그리고 전시장의 모습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올해 여름 현지 취재한 중국 상해에서 개최됐던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 ‘CMEF’에서 더 압도적인 느낌을 받았었다.

하나의 홀을 거의 차지하다시피 했던 위세를 더해가는 중국 영상진단기업들과 더불어 GE·지멘스·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 부스에 경우 웬만한 집 한 채 크기의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자사를 소개하고, 진열한 제품들이 하도 많아서 미니맵을 따로 설치하는 곳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독일식 족발 ‘학센’ 오리지널 버젼 맛은 SOSO. 일찌감치 내년 약속 잡은 메디카 또 만나요~

이와 비교해 보면 메디카는 상대적으로 인지도와 명성에 비해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구현하는 등 시대적 화두인 4차산업 혁명이 접목된 부분을 느끼거나 볼거리가 적었다. 그나마 홍보 방식의 필수적으로 활용됐던 가상현실 VR 정도? 독일식 족발 ‘학센’을 먹었던 둘째 날의 저녁식사 만큼이나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기대와 환상이 지나치게 커서 일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전시 자체 보다 세일즈의 목적을 둔 행사로서 충실한 기능을 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전시제품 보다 많았던 부스 내 의자 그리고 의자보다도 많았던 바이어들의 모습이 메디카의 정체성을 설명해주는 대목은 아닐까?

그래도 한국관 어떤 부스에서 만난 담당자가 나에게 해줬던 한마디가 울림을 줬다. “솔직히 구체적인 성과는 크게 없습니다. 특히 세계적 경제 불황이었던 작년에는 최악이었죠. 하지만 왜 매년 나오냐고요? 메디카는 의료기기 제조기업들의 성지니까요”

역시는 역시, 메디카는 메디카다. 의료기기의 의료기기에 의한 의료기기를 위한 전시회로 관련 업계 종사자라면 반드시 한번쯤은 가야할 행사. 지금도 바쁜 일정 속에서 널리 교류하지 못했던 투어팀과의 아쉬움 등 시원섭섭한 느낌이 들지만 내년 이맘때가 되면 현장에서 느꼈던 감흥이 더 크게 다시금 생각이 나며 여권을 챙기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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