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차 정기총회…새 예산 3억3104억 의결 ·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로 개명
“14만 의사 집단우울증이지만 어깨 펴고 맡은 바 소임 다해달라”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의대증원 반대 투쟁의 핵심에 있는 김택우 회장이 계속되는 경찰조사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함께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40대 회장으로 연임한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원도의사회가 지난 23일 춘천베어스호텔에서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 및 제40대 회장 취임식’을 개최했다. 강원도의사회는 의료현안의 무거운 상황을 감안해 외빈 초청과 만찬을 취소하고 간소한 분위기 속에서 총회를 진행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39대에 이어 연임이 결정된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40대 회장 취임식을 함께 진행했다.

강원도의사회는 앞서 염동호 대의원회 의장을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임했고, 1월 2일 선관위 구성과 공고를 통해 등록공고, 참고인 명부 열람 등을 통해 18일 김택우 40대 회장에게 당선증을 전달했다.

김택우 회장은 인사말에서 의대증원 반대를 위한 비대위 활동을 이끌면서 정부로부터 겪은 어려움을 가감없이 전하는 한편, 힘을 모아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 회장은 “비대위원장을 맡을 시 상당히 고민이 많았다. 검찰공화국 독재정권과 싸워야하는데 마음에 준비가 돼 있나 스스로를 돌아봤다”며 “(비대위원장 이후에는) 시간이 갈수록 저에게 가해지는 탄압은 더욱 강해져 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제가 했던 말이 부메랑처럼 저를 옭아매고, 대화를 나눴던 많은 분들도 3일동안 수사를 받으며 누구인지까지 확인할 정도였다. 검찰독재 공화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집요했다”며 “3공 이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 정도로 압박이 컸다. 저와 통화한 사람은 휴대폰 압수리스트에도 올라오기 때문에 통화를 잘 못하더라도 이해해달라”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택우 회장은 “여러분들의 지지와 격려가 힘과 사랑이 되어 현재까지 버티고 있다”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입장에서 어깨가 무겁지만 고난의 시기가 지나면 웃으면서 여러분과 함께 좋은 시간이 마련되리라 생각한다. 14만 의사가 집단 우울증에 빠져있는 상태임은 분명하지만, 너무 의기소침해 하지 말고 어깨를 펴고 맡은 바 일들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격려했다.

회원들에게는 “젊은 전공의들이 심리적 압박과 고충이 많다. (강원도의사회는) 이들 목소리 전달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지만, 여러분들이 같이 그들과 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대외적 행사, 개인적 여가는 가급적 자제하면서 그들과 함께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면 선배의 도리가 되지않을까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강원도의사회 회원들이 정기총회 폐회 후 의대증원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강원도의사회 회원들이 정기총회 폐회 후 의대증원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염동호 대의원회 직전 의장도 “비대위원장을 선출할 때 의협회장을 나오지 않으면서도 희생할 사람을 모셔야하는데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김택우 회장도 고사했으나 시도의사회장들이 김택우 회장으로 모여 비대위원장으로서 많은 고초를 겪고 있다”며 “앞에서 일하는 1~2명을 도와 끝까지 함께한다면 이 사태를 이겨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제 곧 의협의 새로운 회장이 누가 선출되더라도 각각 생각이 다를 수 있겠으나, 현 상황에서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74차 정기총회에서는 신호선 신임 의장(강릉시의사회 대의원)이 선출됐으며, 감사, 중앙이사, 중앙앙대의원 선출의 건을 의결했다.

또한 2024년 예산안을 전년도보다 51만원 소폭 증가한 3억 3104원으로 의결했으며, 강원도가 행정상 강원특별자치도로 변경되는 점을 고려해 회칙개정을 통해 ‘강원도의사회’를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로 개명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강원도의사회 대의원을 포함한 모든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정부의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추진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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