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부정맥센터, 교육 프로그램 성과…동물 실험 트레이닝 최적 효과
정보영 교수 “탄탄한 인프라와 우수한 의료진, 업체 지원 3박자 제대로 일냈다”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심장과 혈관 구조물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이식과 제거의 편의성이 높고 정맥 감염의 위험성과 각종 합병증의 단점을 보완해, 환자들에게도 안전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며 국내 부정맥 치료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는 피하 이식형 제세동기 S-ICD.

우수한 의료진들의 역량과 검증된 기기 성능이 치료에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환자 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환자에게도 치료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의료진 교육도 선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세브란스병원 연구부원장을 맡고 있는 정보영 교수<사진·심장내과>는 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S-ICD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시술 부담이 적고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며 “제품 아이디어가 워낙 좋았고 시술 난이도도 낮은 편에 속한다. 효과와 안전성을 모두 잡았다”고 말했다.

심장과 혈관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 피하에 전극선을 삽입해 환자의 부정맥을 치료하는 S-ICD는 국내에서 현재 보스톤사이언티픽 ‘엠블럼(EMBLEM) MRI S-ICD’가 유일하다. 정보영 교수팀은 2016년 10월 첫 S-ICD 시술을 시행한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S-ICD 시술을 시행해 왔다. 오랜 시술 경험을 가진 그의 한마디가 무게감을 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 교수는 “심박을 조율해 부정맥을 없애는 기능은 없지만 기존 방식 외 옵션을 하나 더 제공할 수 있다는 점, 삽입 부위가 속옷으로 가려지는 미용적 부분도 의미가 있다”며 “장기간 착용해야하는 젊은 환자들과 활동적인 성향의 사람들에게도 적극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세브란스병원 부정맥센터는 2019년부터는 국내외 의료진을 대상으로 시술을 참관하고 실습할 수 있는 S-ICD 시술 교육 프로그램인 ‘All in One Program for S-ICD’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다.

정보영 교수는 “아시아에서도 제품의 도입은 상대적으로 매우 늦었지만 교육 부분에 있어 선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라며 “탄탄한 인프라와 함께 우수한 의료진이 역할을 하고 업체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3박자가 제대로 이뤄져 일냈다. 동물 실험 트레이닝을 통해 더욱 효과적인 실습을 제공하는 점은 특장점”이라고 자신했다.

효과적 실습+자신감 함양, 실제 안전도 및 성공률 향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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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탕으로 S-ICD 시술이 활발하지 않은 태국의 경우 의료진들이 세브란스병원에서 참관 및 실습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실제 본국으로 돌아가 첫 시술을 진행하는 등 성과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 교수는 “눈으로 보는 것과 직접 해보는 것은 전혀 다르다. 자신감을 가지고 가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며 “실제 환자에서 수술시 안전도 및 성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며, 최적의 접근성까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의료진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세브란스병원 심박동기클리닉은 시술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최초로 S-ICD 원격 모니터링을 도입해 기기 상태와 부정맥 기록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환자들이 조기 진단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첨단 의료기기 빠른 도입으로 환자 혜택 누릴 수 있기를”

한편 S-ICD가 발전해야 될 방향도 조언해 눈길을 끌었다. 정보영 교수는 “당연히 사이즈가 작아지면 좋겠다. 동양인의 경우 살집이 적어 근육 밑으로 활용할 때 공간을 여유 있게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시술 자체는 위험하지 않지만 자세가 구부정하게 이뤄질 때가 있는데 그 부분도 개선될 수 있길 바란다”고 답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정 교수는 “훌륭한 기기들이 있지만 도입이 늦어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새 디바이스를 활용한 연구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리드를 빼는 장치가 들어오지 않아서 개흉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며 “첨단 의료기기 활용의 혜택은 고스란히 환자들이 누릴 수 있다. 높아진 위상 만큼 빠른 도입이 이뤄져 선도적 위치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교육 프로그램은 리딩을 넘어 스탠다드가 될 수밖에 없다”며 “세팅한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이 개발 중인 제품도 세계 최초로 활용해보는 날을 기대해 본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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