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부정맥학회서 유효성 입증, 치료 가이드라인 권고 수준 상향 기대
세브란스병원, S-ICD 시술 최다 시행…동물실험실 이용 맞춤교육 선도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국내 S-ICD Proctor 릴레이 인터뷰 ③세브란스병원 정보영 교수

보스톤사이언티픽의 ‘S-ICD’는 심실의 비정상적인 심장박동(부정맥)이 감지되면 전기적 충격을 전달해 정상박동으로 만들어 주는 피하 이식형 심율동 전환 제세동기다.

기존 경정맥형 제세동기(ICD)와 달리 전극선이 환자의 경정맥이 아닌 흉골 부위 피하에 바로 삽입돼 혈관과 심장 안에 위치한 전극선으로 비롯되는 혈관 감염의 위험성과 혈관 협착 등의 합병증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심장과 혈관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 피하에 전극선을 삽입해 환자의 부정맥을 치료하는 ‘S-ICD’는 국내에서 현재 보스톤사이언티픽의 엠블럼(EMBLEM)이 유일하다.

제품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전문가 검토를 통해 보건복지부에서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으며, 2019년 3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본지는 이를 국내에서 본격 활용하며 8회 이상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경쟁력 향상과 기술 적용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S-ICD Proctor로 선정돼, 구심점이 되고 있는 의료진들을 릴레이로 만나 실제 경험과 환자 만족도 및 효용성, 진행 연구 등을 들어봤다.

“최근에 새롭게 개발된 의료기기가 기존 의료기기보다 장점을 보이는 경우가 무작위 연구에서는 뚜렷하지 않지만, S-ICD는 전극선(lead)과 관련된 감염은 낮은 상태에서 다른 합병증 등의 문제가 TV-ICD와 차이가 없기 때문에 장점을 보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진료 패턴에서 S-ICD의 삽입이 늘어날 것 같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정보영 심장내과 교수<사진>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심장 돌연사 고위험군 치료에 있어 피하삽입형 제세동기 ‘엠블럼 S-ICD’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들에 대한 분석과 기대감을 밝혔다.

앞서 최근 미국부정맥학회(HRS)에서는 S-ICD에 대한 유의미한 내용이 발표됐다. 심장 돌연사 고위험 환자군에서 S-ICD 혜택을 입증한 UNTOUCHED 연구와 S-ICD가 TV-ICD 대비, 전극선 관련 합병증 및 심각한 감염을 방지하면서도 효과는 유사해 심장박동조율이 필요 없는 다수의 ICD 적응증 환자에서 우선 고려될 수 있는 치료법임을 입증한 PRAETORIAN 연구가 발표된 것.

정 교수는 UNTOUCHED의 디자인(다국가, 전향적, 비무작위 형식)과 PRAETORIAN 연구의 디자인(전향적 무작위 일대일 비교 방식)이 뜻하는 바에 대해 설명했다.

정보영 교수는 “치료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PRAETORIAN 연구의 디자인인 전향적 무작위 비교 방식이 꼭 필요하다”며 “이번에 S-ICD가 기존의 TV-ICD에 비해서 뒤지지 않다는 것이 전향적 무작위 연구에서 밝혀진 것은 의미가 크며, 이를 통해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S-ICD의 권고 수준이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고 답했다.

또한 “UNTOUCHED의 디자인인 전향적 비무작위 연구는 근거 수준은 무작위 연구보다는 낮지만 S-ICD의 효과에 대한 근거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UNTOUCHED 연구를 살펴보면 IAS 1차예방 발생률에서 S-ICD 환자가 TV-ICD 삽입 환자보다 비율보다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

기존 보고에서는 감염 등의 전극선 관련 합병증은 TV-ICD가 많고, 부적절한 전기충격(inappropriate shocks)은 S-ICD가 많다고 하는데, 알고리즘 개선으로 최근 연구에서는 차이가 없는 것 같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정 교수는 “UNTOUCHED 연구 1차 예방으로 S-ICD를 삽입한 환자에서 부적절한 전기충격의 문제가 없는 경우가 18개월에 95.9% 나왔다”며 “대조군은 기존에 TV-ICD를 삽입한 가장 최근 전향적 무작위 연구인 MADIT-RIT 연구의 부적절한 정기충격의 비율보다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따라서 안전하게 사용가능하다는 이야기”라며 “1년째는 3.1%로 MADIT-RIT의 부적절한 정기충격 비율은 5% 보다 좋은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S-ICD 관련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인 상태에 있다. 신촌세브란스에서도 체구가 작은 아시아 환자에서 S-ICD 삽입에 따른 환자 만족도, 시술과 관련된 합병증 그리고 장기간 부적절한 전기충격 빈도에 대한 국제 다기관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어 국내 환자에서 유사한 결과를 보는 연구도 국내 다기관으로 진행 중에 있다.

‘동물실험실’ 맞춤 교육 선도 “최초 넘어 최고로”

세브란스 S-ICD Proctor 단체샷. (왼쪽부터) 유희태 교수, 정보영 교수, 김태훈 교수

한편 국내 최초의 S-ICD 시술을 비롯해 이식형 의료기기 시술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촌세브란스병원은 동물실험실을 이용한 S-ICD 맞춤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S-ICD는 기존 TV-ICD 보다 수술 부위가 깊고, 또한 전극선을 위치시키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어서 대부분 시술자가 경험을 하지 못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동물실험을 통해 실제 광배근 안쪽으로 S-ICD 포켓을 만들면서 근육을 박리하는 것을 실습할 수 있고, 피하조직으로 전극선을 위치하는 실습을 한다”며 “이러한 동물실험을 통해 실제 환자에서 수술시 안전도 및 성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환자들을 위해 의료진들은 오늘도 치료 원칙을 지키고 개방적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정보영 교수는 “환자의 진료 지침 원칙에 따른 치료를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심장내과의 다른 분야 교수들께도 다양한 소통을 통한 최신 치료 지침을 공유하고 있다”며 “진료 결과의 공개 그리고 의료인 양성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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