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에서 저녁늦게·새벽에 마스크 입고 정리 후 다음날 오전 배송 힘들어
약국 공급에 급급한 상황에서 수급 계획은 엄두도 못내
마스크 1000원에 구입해 1100원에 약국에 유통…마진없이 배송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연일 약국 공적 마스크 배송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왜 약국 공적 마스크가 배송 시간이 들쑥날쑥일까?

우선적으로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의약품유통업체로 마스크 공급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여기에 공급되는 마스크도 수백개 묶음단위로 오면서 이를 일일히 의약품유통업체 직원들이 약국별로 소분해서 준비한다.

약국에 공적 마스크를 배송하는 의약품유통업체들은 지난 토요일~일요일에도 새벽까지 마스크를 공급받고 약국 배송준비를 했다. 약국에 250장 마스크 공급 중 소아용 50매도 첨부해야 해 마스크 소분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업무 강도도 높아졌다.

공적 마스크 공급이 1주일이 지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의약품유통업체 창고 직원을 비롯해 배송 직원들은 휴일도 반납하고 마스크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과로를 호소하고 있지만 상황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지 않다.

이처럼 제조업체에서 마스크 공급 시간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부 약국들이 요구하는 마스크 수급 일정 통보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마스크가 저녁늦게 또는 새벽에 들어와 이를 정리해서 아침에 약국에 배송하기 급급한 상황"이라며 "마스크를 공급받고 약국 배송도 급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마스크 수급 일정을 통지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의약품유통업체들은 하루정도는 시간을 가지고 창고에 마스크 비축분이 있어야 수급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창고에 비축분이 있어야 제조업체로부터 불규칙적으로 마스크가 공급이 되더라도 약국에 정상적, 안정적으로 배송할 수 있지만 지금은 공급하는게 급급한게 사실이다.

공급에 급급한 상황에서 마스크 배송 일정 시간을 통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와 함께 의약품유통업체에 대한 정부 정책적 소외감도 의약품유통업체들을 더욱더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연일 마스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의료기관 종사자, 취약계층에 대한 마스크 보급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의약품유통업체 직원들에 대한 마스크 공급 계획은 없다.

여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의약품유통업체 직원들은 약국에 마스크를 매일 배송하지만 정작 직원들은 마스크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마스크 배송에 따른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이익을 챙기기는 커녕 손해만 보지 않고 납품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스크 구매 금액도 조달청 구매 평균 가격인 900원~1000원에 구매해 약국에 1100원에 납품하고 있어 이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구조라는 것.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의료기관을 비롯해 약국 등에 의약품을 비롯해 마스크를 공급하는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되면 더욱더 상황을 악화시키게 된다"며 "의약품유통업체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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