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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태움 문제 해결, 변화된 軍문화에 답 있다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지난 설 연휴, 간호사로서의 꿈을 품고 갓 일을 시작한 신규간호사가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일견 직장에 적응하지 못한 한 사회초년생의 우울증에 이은 자살로 끝날 수도 있었던 이번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이유가 된 이유는 그 중심에 ‘간호사 태움’이라는 관행이 얽혀 있다는 의혹 탓이다.

어제 오늘일이 아닌 ‘간호사 태움’은 직장 내 따돌림, 학교 내 따돌림, 동아리 내 일방적 갑질, 선후배 간의 갈굼 등과 닮아 있다.

이 중 ‘태움’과 가장 흡사한 형태를 갖추고 수십 년 째 개선되지 못하다가 2000년 대 초반부터 문화가 확 바뀐 집단이 있다.

바로 군대다.

기자 개인적으로 군대가 어떤 조직인지 경험하고 온 평범한 남성으로서, 취재 현장에서 ‘간호사 세계는 여자 군대나 마찬가지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던 바, 이 둘은 엄연히 성격(군대는 의무)은 다르나 ‘태움’과 ‘군기’에서 동일한 형태의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판단된다.

군대라는 조직은 그 어떤 곳보다 ‘군기’를 중요시하는 집단이다. 이 때문에 군대 안에서의 갈굼, 욕설, 폭력, 얼차려 등은 당연시돼 왔다.

왜일까?

단 한 번의 실수가 자칫 본인 혹은 타인의 생명을 앗아 갈수도 있기에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 하는 것이 기본이며 그 긴장 상태를 ‘폭력’으로 다스릴 수 있다고 믿던 곳이 군대이기 때문이다.

의료현장에서 의사와 함께 수많은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이 일하는 병원도 마찬가지다. 간호사의 사소한 실수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

신병 시절 선임병에게 폭행당하고 얼차려를 받았던 피해자가 선임병이 된 이후에 똑같이 신병에게 폭력과 괴롭힘을 가하는 가해자가 된다. 폭력의 되물림이다.

간호사들 사이의 ‘태움’이 오랫동안 존재했음에도 2018년인 지금까지 ‘태움’이 존재하는 것은 군대처럼 폭력이 되물림 되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군대에서 폭력이 흔한 일이고 묵인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열악한 군복무 환경과 처우 탓도 있다.

최대 3년이라는 복무기간 속에서 한 공간에 50~100여 명이 생활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훈련을 매일 반복해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려니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군기’를 잡는다는 미명 하에 폭력이 자행돼 군대 안에서의 ‘자살’은 놀라운 사건이 아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군대는 변화했다. ‘군기’를 잡기 위해서, ‘생명’과 직결된다 해서, 진짜 ‘생명’을 빼앗는 ‘악습’이 더 이상 정당화 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말이다.

병장 기준 군인의 월급은 매년 상승세를 기록해 2018년에는 약 40만원까지 올랐다.

기자가 제대 할 때 즈음부터 군대 안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PC방, 오락실, 체육관, 침대, 에어컨, 노래방 등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군 복무 기간이 2년 이하로 줄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복무하던 군인들의 처우개선에 가속도가 붙은 것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묵인됐던 ‘군기’잡는 ‘폭력’과 ‘괴롭힘’을 가한 자는 철저하게 처벌했다.

후임병의 신고, 목격자 신고 등을 통해 사건이 접수되면 가해자에 대한 조사가 바로 실시되고 적게는 군기교육대, 크게는 영창(군인감옥)에 가둬 군 생활이 늘어나거나 사회에 복귀해도 범법 기록이 남게 했다.

즉, 정부가 군인들이 원하던 처우개선과 함께 처벌 및 페널티 규정도 확실하게 운영하는 ‘투 트랙 전략’을 사용해 군인들의 인식과 문화를 바꾸기 위해 수년간 신경썼다는 의미다. 

간호사 태움 문화.

여자 군대나 마찬가지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면 어느 한가지의 방법, 어느 한 기관의 단편화된 노력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그 보수적이던, 경직돼 있던, 남자들이 죽어도(?) 가기 싫다던, 군대 문화가 바뀐 것은 우연이 아니다.

물론, 여러 가지 해결 방안이 효과를 내기 위한 가장 기본은 ‘스스로 반성하고 바뀌자’라는 자성의 목소리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군인들도 그랬다.

정윤식 기자  21hero@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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