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론 분위기 속 시장 확대 보다 혼란 우려 “중소 의료기기 대세 될 수도”

국회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이 최근 대표 발의한 한의사에게 진단용방사선 발생장치(X-ray)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일부 개정안에 대해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기기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8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당장의 시장 확대 등을 예측하기 보다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에 일단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했고, 향후 발생할지도 모를 혼란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먼저 글로벌 의료기기 전문기업 A사 관계자는 “한의사 사용은 우리가 주 타겟으로 하고 있는 하이엔드 제품군이 아닌 X-ray와 같은 로우엔드 제품군에 한해서 이뤄지지 않겠는가? 국내 저가형 모델 제조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단순하게 파이가 커진다고도 볼 수 없다. 시장 자체가 혼란하게 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며 “판독에 필요한 인력 문제부터 사용 허가 영역 등 갈 길이 멀다. 당장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업체들은 우선 지켜봐야할 문제”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내 진단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은 누구의 편을 들 수 없는 결국 지켜봐야만 하는 위치에서 언급 자체를 피하려고 노력하는 등 극도로 웅크린 모습이었다.

B의료기기업체 마케팅 담당자는 “아직 사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식적인 의견은 물론 판단도 어려운 민감한 상황”이라며 “의사와 한의사 사이에서도 조율되지 않은 상태 아닌가? 찬성이나 반대와 같은 섣부른 입장을 밝힐 경우 생길 불매운동 등 강력한 후폭풍을 예상해보면 어떠한 언급이나 움직임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치열한 눈치싸움 속에서 의사들에 괘씸죄(?)에 걸리지 않을 중고 의료기기가 각광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C의료기기업체 대표는 “영세한 규모의 한의원들은 당장의 투자 보다 손쉽게 접할 수 중고의료기기를 먼저 고려할 가능성도 크다”며 “의사들에 눈치를 크게 볼 필요가 없는 중고 판매상들 입장에서는 반길 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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