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지훈의 ‘음악의 품격’ -3

김지훈의 음악의 품격

[의학신문·일간보사]

보통 음악가들의 생애를 들여다보면 대체적으로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분들이 많다. 베토벤은 어렸을적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고 나이가 들면서 귀병도 얻는다. 모차르트는 평생 돈때문에 힘들었고 슈베르트도 너무 가난해서 하루에 한끼만 먹어도 감사하며 지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인 멘델스존의 생애는 그 누구보다 참으로 행복하고, 유복한 생애였다고 할 수 있다.

멘델스죤
멘델스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지휘자인 펠릭스 멘델스죤(Felix Mendelssohn)은 독일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름 펠릭스는 '행운아'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독일 함부르크의 꽤 잘나가는 유태인 가문에서 유복하게 성장하였다.

작곡실력이 굉장히 훌륭했으며 오르간과 피아노실력도 뛰어나 연주자로도 명성을 얻은 멘델스죤은 지휘자의 모습으로도 무대위에서 멋진 음악가였다. 자신의 곡, 다른 작곡가의 곡들을 본인만의 뛰어난 해석으로 음악을 들려주었고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천재적인 음악성과 집안도 유복하고, 우아한 모습, 인품도 좋고 사교성도 뛰어나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특히 귀족들, 왕후들이 앞다투어 그를 섭외하고 본인들의 모임과 파티에서 그의 연주회를 열고 싶어했다. 연주회들은 도처에서 성공을 하게 된다. 그는 음악뿐 아니라 그림도 잘 그렸고 글쓰기에도 재주가 있어서 다른분야의 예술가들과도 대화가 잘 통했다. 특히 언어쪽에도 큰 재능이 있었는데 영어, 이탈리아어, 그리스어, 프랑스어, 라틴어까지 섭렵한 천재였다.

그의 일생은 실로 작곡과 연주의 연속이었다.

그는 슈베르트나 모차르트같은 생활의 고통이 크게 없었다. 물론 고민과 걱정은 있었겠지만 그 당시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금전적인 걱정이 없었기에 온전히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고 비상한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었다. 그것이 작품상에 나타나게 되는데, 명쾌하고, 밝고, 기분이 좋아지는 아름다운 음악이 많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의 음악은 다양한 색채를 느낄 수 있고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낭만적인 작품을 많이 남겼다.

멘델스죤의 작품은 선율과 화성, 리듬등과 같은 기본적인 작곡은 고전파 양식을 따랐고 전체적인 분위기와 내용 면에서는 있는 그대로 모습을 그림 그린 듯이 자세히 보여 주는 낭만주의의 특징징을 보여주고 있고 쇼팽과 슈만과 함께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음악가로 꼽히고 있다.

그 시대의 지휘자는 동시대의 작곡가들의 곡, 또는 본인의 자작곡을 연주하는것이 대부분이였지만 멘델스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훌륭한 선배 작곡가들의 곡을 알지 못하면 절대로 좋은곡을 쓸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였고 실제로 바흐, 모차르트 등 음악가들의 악보를 구입해서 공부하고, 분석하며 본인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에서도 연주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걱정과는 달리 대중들의 반응은 좋았고 덕분에 과거와 현재의 음악이 공존하면서 미래의 음악적 방향도 제시하였던 깨어있는 음악가였다.


-이달의 추천 음악-
Mendelssohn Piano Trio op.49

"멘델스죤은 19세기의 모차르트이다. 가장 훌륭한 음악가인 그는 이 시대의 모순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가장 먼저 그 모순들을 화해시키려 했다 " 같은 시대에 함께 활동했던 슈만은 멘델스죤의 피아노 3중주에 대해 이렇게 표현하고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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