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기술과 미래의료산업 조망

이응룡 마크로젠 지놈사업본부 본부장
이응룡 마크로젠 지놈사업본부 본부장

[의학신문·일간보사]

의료 빅데이터 분석은 개인의 유전체 정보, 전자의료기록(EMR), IoT 건강정보 등을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유전체 분석이 미래 유망 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국내 시장도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모든 의료·헬스케어 서비스는 의료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종합 분석하여 개개인에게 맞춤 예방과 치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방(Preventive), 예측(Predictive), 개인맞춤(Personalized), 참여(Participatory) 4P로 요약되는 미래 의료 실현에 있어 의료 빅데이터 분석은 필수이며, 이를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한다. 데이터가 많이 축적될수록 폭넓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 빅데이터 분석에 있어, 이 중 가장 관건이 되는 것은 유전체 데이터 확보다. 유전체는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를 합쳐 만든 용어로, 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 정보를 말한다. 유전체 정보는 우리 몸이 어떻게 구성되는 설명해주는몸 설계도(Genetic Blueprint)’로 볼 수 있다. 인간의 유전체 정보 전체를 분석하는 전장 유전체 분석(WGS, Whole Genome Sequencing)을 하면, 우리 몸을 만들고 있는 모든 유전적 정보를 알 수 있다. 개인별 유전적 특성은 물론, 어떤 질병에 취약한지, 어떤 치료나 약물을 사용했을 때 가장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지 확인 가능하며, 발병된 질병의 예후까지도 예측할 수 있다.

과거에는 1인당 전장 유전체 분석 비용은 30억 달러에 달했지만, 현재는 기술의 발전으로 200달러 수준으로 대폭 낮아져 유전체 데이터를 대량 생산하는 것이 용이해졌다. 고품질의 유전체 데이터가 대량 확보되면, 질환의 발병기전 규명, 조기 진단, 예후 예측, 치료반응·효과 예측, 맞춤형 치료제 개발 등 미래 의료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10개국 이상의 많은 나라에서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를 생산하기 위한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2018년부터 국립보건원(NIH) 주도하에올오브어스(All of Us)’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인종의 미국인 100만 명의 유전체 및 건강 데이터를 수집해오고 있다. 영국은 정부에서 4천억 이상을 투자한지노믹스잉글랜드(Genomics England)’ 프로젝트를 통해 10만명 유전체 데이터를 이미 확보 완료했고 영국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은 유전체의학을 통해 향후 5년 안에 500만명 유전체를 확보한다는 계획도 추가로 발표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된 빅데이터들은 모두 공개되어 많은 연구자들이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진단/신약개발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활용되도록 적극 독려 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 데이터에 의존하는 바이오산업 기반의 혁신 및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데이터의 국산화 및 자립화가 시급하다. 현재 우리 정부는 1, 2 시범사업을 거쳐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며, 오는 5월까지 조사를 끝내고 2024년부터 사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 100만명 규모의 임상 정보, 유전체 데이터, IoT 건강정보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를 모으고, 안전한 데이터 저장소에서 관리하며, ··· 연구진들이 정보를 분석할 있는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반 조성형 사업이다. 축적된 데이터로부터 한국인이 취약한 질병을 예측, 진단하고 이를 활용한 후속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연구데이터 공유 기반이 필요하다. 데이터의 공유를 통해 국가생명연구자원의 활용과 연구성과를 제고하고 가치창출로 이행하게 유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맞춤·정밀의료 구현과 국민의 건강 기여를 본 사업의 목표로 하고 있다.

마크로젠은 2020년부터 2년간 총 2.5만명 규모의 유전체 데이터를 생산하는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1,2차 시범사업에 참여한 바 있으며, 2024년 본 사업에 유전체 생산기관으로서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마크로젠은 올해 새롭게 도입한 최신 유전체 분석 시스템일루미나 노바식X 플러스(NovaSeq X Plus)’팩바이오 레비오(PacBio RevioTM)’을 통해 고품질 유전체 데이터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생산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의료는 예방 중심의 의료로 변모할 것이며 유전체 맞춤 의료가 이의 가장 핵심이다. 국가·인종에 따라 특이적인 유전 양상이 다를 수 있기에 한국인에게 특화된 의료 서비스를 위해서는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유전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되어야 하며, 정부 주도로 생산된 대규모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를 많은 국내 연구자, 의료기관, 제약사, 바이오 헬스 기업에 자유롭게 공유해 대한민국의 의료 진단 치료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활용되어야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국내 의료 서비스 질 향상과 미래 의료 사업 선도 및 바이오 헬스 산업 성장 촉진에 이바지할 것이다. 하지만 함께 동반되어야 할 부분은 이러한 빅데이터의 특성상 공공차원에서 엄격히 관리하는 데이터 암호화 및 정책에 대한 부분의 전제는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전제 부분이 유전체 및 임상의료시장에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낼 것으로 판단된다.

- 이응룡 마크로젠 지놈사업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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