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분야 주요 이슈와 정책과제
[의학신문·일간보사]
공공기관, 민간, 국내 및 국외 구분할 것 없이 현대사회에 있어서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할 때 가장 핫한 이슈는 ESG 경영에 대한 것으로 ESG는 투자자들의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출발한 개념이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조직의 규모가 커지고 비즈니스 영역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진출하는 조직의 사업활동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ESG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었고 많은 국가에서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리는 과거 조직의 재무적 요소에 대한 평가를 통해 그 조직의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곤 했었다. 수익을 많이 내는 기업,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 등 재무건전성이 그 기업을 평가하는 척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의료기기기업의 사례로 재무건전성이 아무리 건실한 기업도 그 조직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니즈와 기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그러한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경우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결국 지속가능성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 한 바 있다.
요즘 ESG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국민과 사회의 인식과 기대에 있어 변화가 일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룹의 기대 충족과 그를 통한 지속가능한 경영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조직의 가치에 대한 평가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조직이 경제주체로서 이윤만을 창출해야 한다는 과거의 인식을 탈피하여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지속가능이라는 미래지향적인 경영을 염두에 두고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경영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사항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SG는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라는 세가지의 큰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고 세부적으로는 환경(E)에서는 친환경, 기후변화, 탄소중립 등과 관련 된 분야를 사회(S)에서는 인권, 노동, 고용, 사회적 책임 등과 관련된 분야를, 거버넌스(G)에서는 준법경영, 내부통제, 윤리경영 등과 관련된 분야를 핵심적 지표로 해서 대부분의 ESG평가 지표에 반영하고 있다.
이렇듯 ESG의 핵심을 이루는 평가 지표는 대부분 대동소이하나 근본적으로 ESG가 추구하는 핵심내용은 모든 평가기관을 막론하고 조직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가치의 구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E) 분야는 기후 온난화를 예방하고 탄소배출을 저감함으로써 깨끗한 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이해관계의 가치구현을 내포하고 있으며, 사회(S)분야는 조직에 종사하는 종업원들에 대한 인권, 아동노동의 배제, 고용 평등, 동반성장, 안전보건 등에 관한 사회적 책임의 이행을 통해 이해관계 가치 구현을, 거버넌스(G)는 윤리와 준법, 불법행위의 배제, 상당한 주의 감독 등의 바람직한 지배원칙의 실현을 통해 주주와 임직원 등에 대한 이해관계 가치구현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ESG는 다양한 국제선언 및 협약 등에서 요구되는 국제적 의무사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런 국제적 의무사항은 개별국가에서 법제화 및 조직의 자발적 의지표명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가 ESG의 실천을 통한 이해관계 가치를 구현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으로 인식을 해야 할 부분은 바로 ‘원칙의 준수’라는 사실이다.
원칙의 준수는 곧 규범적으로 제시되는 기준의 충족과 자발적으로 표명한 의지의 실행에 있어 Compliance라는 인식을 기초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조직이 ESG를 구현하기 위하여 다양한 활동 등을 수행하고 노력을 경주한다고 하더라도 Compliance라는 인식을 수반하지 않는 활동을 결국 ESG Washing로 비춰질 우려가 많을 뿐만 아니라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 그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Compliance라는 개념은 과거 관련법규에 한정하여 준수하는 개념으로 이해되었던 시절이 있었으나, 현대적 개념에 있어서는 법규 등의 규범을 잘 준수하는 ‘규범적 Compliance’와 윤리, 자발적 선언, 커뮤니티 그룹의 니즈의 충족이라는 ‘자발적 Compliance’ 개념을 모두 포함하는 확장된 의미로 이해되고 있으며 Ethics & Compliance로 이야기 되기도 한다.
결국, ESG 뿐만 아니라 조직의 모든 비즈니스와 관련된 활동에 있어서 조직은 Compliance라는 기본적인 방침을 수립하고 이해관계 가치를 구현하는 접근법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환경의 구축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충족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 이원기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KCCA)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