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분야 주요 이슈와 정책과제

백현욱&nbsp;<br>대한의사협회 부회장,&nbsp;​​​​​​​한국여자의사회장
백현욱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한국여자의사회장

[의학신문·일간보사]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공공병원과 필수의료의 중요성이 전국민에게 부각되었다. 공공병원은 팬데믹 등 모든 위기 상황을 포함하여 지역의 필수의료를 상시 제공하고 관리하는 책임기관으로, 이 역할을 올바로 수행하기 위하여 안정적인 의료 인력을 보유하여야 한다. 그러나 지역거점 공공병원의 의사 결원율은 14.5%에 달하며, 구인난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소재지가 도시 혹은 중소도시 여부를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지역거점 공공병원이 인턴과 전공의 수련병원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현황 조사한 결과, 필수의료에 속하는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전속 전문의 숫자가 충족 기준에 미치지 못하였다.

공공병원의 인력난은 공공병원의 기능을 약화시키며, 적정 의사인력이 제공되지 않는 한 양질의 적정진료는 불가하다. 이는 중증질환 진료 비율 현황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지방의료원의 중증질환 진료 비율은 상급종합병원의 1/5에 미치지 못하고, 민간 종합병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정책 수립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임상적 관리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는 현실에서 의료인프라, 즉 의료인력, 시설과 장비를 확충하여 새로이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가장 핵심인 의사 인력난 해소는 포스트 코로나 대응책으로서만이 아니라 필수의료 책임기관으로서 공공병원에 의료인력 배치 및 확충 전략을 구비하여 공공병원의 진료체계 안정화를 꾀하고 의료 공백을 방지하기 위하여 초미의 당면과제이다.

윤석열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 중 ‘필수의료 기반 강화 및 의료비 부담 완화(3-12-66)’에서 필수의료 분야 의료인력 확충 대책 마련과 의료인력 역량 강화를 제시하였다.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의사 확보 정책은 단기·중기·장기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2년 내에 시행 가능한 단기정책으로는 공공임상교수제, 파견인력 지원사업, 시니어의사 활용을 꼽을 수 있다. 3-5년 정도의 기간을 요하는 중기정책으로는 해외 의사 활용과 의료 전달체계를 정비하여 탈시설과 지역 돌봄 사업을 확장시키는 것이며, 10년 이상의 기간을 요하는 장기정책 측면에서 신중하게 의대 정원 확대, 지역의사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공공임상교수제, 파견인력 지원사업과 온라인 구인 공고 등으로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현재 공공보건의료체계 내의 인력정보는 지극히 한정적이다. 전체 공공보건의료 체계 안에서 인력 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하여 의료 공백 문제를 함께 보완할 ‘의료 상생 모델’로서 지역시니어 의사 인력 활용 방안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에서 활동적인 60세 이상 의사가 은퇴라는 고비 이후 활동 지속 여부를 묻는 2021년 의사협회 설문조사 결과, ‘은퇴 이후 재취업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가 68.4%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은퇴 후 보건소, 지방의료원이나 지자체 의료원 등 공공기관 근무를 선호한다’는 답변을 한 의사는 절반이 넘어 10명 중 5명이었다.

역으로 이들 시니어 의사를 필요로 하는 공공병원의 수요조사(2022년) 결과 또한 지역거점 병원 41개소 중 83%인 34개소, 보훈병원 6개소 중 67%인 4개소, 산재병원 9개소 100%가 참여 의향이 있어 83.9%가 사업에 참여의향이 있다고 답변하였고, 공공병원 전체 필요 시니어의사 수는 226명이었다.

공공병원 의료 상생 모델로서 국립중앙의료원과 대한의사협회가 제안한 바, 두 단체에서 인력 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하여 의사인력을 필요로 하는 공공병원에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즉 자원관리시스템을 운용하여 경험이 풍부하고 유능하며 활동 의사가 분명한 의사 인력과 이를 필요로 하는 공공병원을 연결하는 일종의 짝짓기 사업으로 양측 모두 상생하는 긍정적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

자원 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한 개인 정보 활용 가능 범위와 방안, 근무 조건 명시 등과 시니어의사 맞춤 재진입 프로그램 구축과 관련 재교육, 시니어의사 인건비, 매칭 우선순위 설정, 채용 절차, 65세 이상 의사 연금수령액 삭감 관련 내용 등을 포함한 표준운영지침을 마련하며, 중앙관리운영비 등의 사업 예산 확보 등의 문제 관련을 심도 있게 논의하여 긍정적인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하여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기관평가 항목을 보완하여 실효성울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 공공과 민간 협력 거버넌스 측면에서 민간 대학병원을 포함한 보건복지부 지정 권역센터 등 이용 가능한 민간 교육수련기관 풀을 극대화하여 활용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측면이 있다.

이 사업은 보다 충실한 공공의료 서비스로 지역적 의료 불균형을 일부라도 해소하려는 목적성에 맞게 공공의료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의사인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뜻깊은 사업이라 하겠으며, 이를 통하여 지속가능한 지역보건의료체계의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백현욱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한국여자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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