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따른 개인 위생 덕분 호흡기감염 환자수 48% 감소
진료비 지출도 덩달아 줄어…작년 진료비 당기수지 적자 3500억원 그쳐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코로나19에 대응하는 위생관리로 인한 질병감소가 건보재정 지출 절감에도 영향을 미친것으로 확인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은 15일 2020년도 현금흐름 기준 건강보험 재정 운영 현황을 공개했다.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은 3531억원이 감소해 누적 적립금은 17조 41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당기수지(2019년 -2조 8243억원) 보다 약 2.5조원 감소폭이 줄어든 수준이며, 건강보험종합계획(2919년 4월)과 비교해 보면, 당초 전망한 당기수지(2020년 -2조 7275억원) 보다 약 2조 4000억원 감소폭이 줄어든 수준이다.

공단은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시점부터 비상경제 상황에 대응해 특별재난지역(대구·경산·청도·봉화)과 취약계층에게 선제적으로 보험료 경감 및 코로나19 검사‧치료비 지원으로 가입자 부담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또한 의료기관에 코로나19 관련 수가 인상 및 급여비 지급기간 단축, 선지급 등을 신속히 시행해 의료공급체계를 유지시킴으로써 건강보험 제도를 흔들림 없이 지켜내도록 지난 한 해 동안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전년도와 비교해 보면, 수입은 5.4조원(7.9%) 증가하고, 지출은 2.9조원(4.1%) 증가했다.

수입은 보험료 부과 특성상 코로나19 발생 전인 전년도(2019년) 및 전전년도(2018년) 소득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했기 때문에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았지만, 보험료 경감과 징수율 하락으로 인해 2020년 수입증가율(7.9%)은 전년도(9.6%) 대비 조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인위생관리가 생활화되면서 의료이용행태도 합리적으로 변화돼 감기·인플루엔자 등 호흡기질환 및 세균성 장감염·결막염 등 감염성 질환 중심으로 환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

구체적으로는 감기(-47.0%), 인플루엔자(-97.4%), 폐렴(-63.6%) 등 호흡기감염 환자수가 총 48.1% 감소했으며, 세균성 장감염 질환 -30.9%, 중이염 -45.6%, 결막염 -17.8%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20년 지출증가율(4.1%)은 전년도 증가율(13.8%) 대비 큰 폭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한편, 암·뇌혈관 등 중증질환자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및 치매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필수적 진료가 필요한 중증‧만성질환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진료가 제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증가세를 보면 암질환 1.1%, 심장질환 0.8%, 고혈압 3.0%, 당뇨병 3.6%, 치매 2.6%였다.

다만, 지역·연령·소득 등 특성별로 각기 다른 의료이용 변화를 보일 수 있어 세부적인 분석도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지출증가율 둔화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의료이용 행태가 바뀌는 효과가 발생한 동시에 응급 상황 시 적절한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한 경우도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며,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모니터링하고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건보공단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국민의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한 보장성강화 정책은 MRI·초음파 등 의학적 필요성이 큰 비급여 항목에 대해 단계적 급여화가 진행되고 있는 등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장성 강화 정책은 2018년 뇌혈관 MRI, 상복부 초음파를 시작으로 2019년 두경부·흉복부 MRI, 하복부·남성 초음파, 2020년 여성·안과 초음파까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건보공단은 수입, 지출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상징후를 조기에 포착‧분석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략적 재정관리를 실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올바른 생활습관이 정착‧지속돼 합리적인 의료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홍보·안내하고, 합리적 지출관리를 위해서 사법경찰직무법(특사경) 개정을 통해 사무장병원의 불법‧부당청구를 근절하며, 의약품 및 보험급여 사후관리 강화, 가입자의 합리적 의료이용 지원, 업무개선 등을 통한 지출효율화 자구노력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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