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허가 40일, 출하승인 20일서 행정절차 대폭 줄여…2월 중 접종 일정 맞출 수 있어

지난 1월 신년사를 발표 중인 문재인 대통령. 출처는 청와대 홈페이지.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정부의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11만7000도즈의 특례 수입 신청으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의 ‘2월 접종 시작’ 공언(公言)이 점차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앙접종센터로 운영하는 등 이달 안에 ‘접종 최우선 대상’부터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공급될 예정인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11만7000도즈는 특례 수입 절차로 진행돼 며칠 안으로 행정절차가 완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에서 특례 수입을 식약처에 신청하게 되면 식약처는 빠르면 1~2주, 아주 빠르면 며칠 안에 특례 수입을 승인하게 된다. 산술적으로는 화이자 백신 11만7000도즈는 2월 중순에 들어와 바로 접종 가능하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백신의 품목허가 검토기간은 이보다 훨씬 길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허가심사팀과 국가출하승인팀에 수시 직제 인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조치 등을 통해 품목허가와 출하승인의 안정성과 신속성을 높인 바 있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 현재 식약처가 전망하는 품목허가 기간은 최소 40일, 출하승인은 20일 수준이다. 정상적인 품목허가 절차라면 2월 중 접종은 어려워진다. 즉 특례 수입은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2월 접종 시작’을 완성하는 중요한 퍼즐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사를 통해 '다음달(2월)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으며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2월 접종 추진 발표' 이후 주무부처인 질병청은 그야말로 '전쟁'을 치렀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3월 1일 접종도 한 분기점으로 제시될 수 있었는데 그보다 더 빨리 접종하라는 미션을 받아 그야말로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직까지 특례 수입 절차 진행 이유는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다. 코벡스의 요청일 수도 있고, 보다 빠른 접종을 위해 정부에서 요청한 사항일 수도 있으나 아직까지 양 측 모두 이에 대한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다만 질병청 등에 따르면 이번 특례 수입 신청은 코벡스 측의 요청이 아닌, 접종 일정을 당기기 위한 정부의 의지도 일부 반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2월 중 화이자 백신 도입이 현실화되면서 접종 스케쥴 또한 점차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한 코로나19 백신 중앙접종센터를 통해 수도권 코로나19 의료진을 대상으로 첫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실제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접종센터의 코로나19 백신 저장 총량은 12만도즈 규모다.

정부 관계자는 “코백스 화이자 백신 접종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면서 “이상반응 등의 이슈도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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