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학회, 유병-관리 현황 발표…“대상자 특성별 다양한 맞춤 전략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30-40대의 젊은 고혈압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치료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고혈압학회(이사장 조명찬)는 25일 우리나라 고혈압의 유병 규모와 치료 현황을 요약한 고혈압 팩트시트(fact sheet)를 공개했다.

이번 팩트시트는 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역학연구회가 1998~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와 2002~2016년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평균 혈압 및 고혈압 규모의 변화 △고혈압 관리지표의 변화 △고혈압 의료이용 현황 등으로 구성됐다.

학회 측에 따르면 고혈압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지율이나 치료율, 조절률의 경우 지난 2007년부터 개선이 더딘 상황이다.

특히 30대와 40대의 비교적 젊은 고혈압 유병자는 아직까지도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이 모두 50%를 밑돌아서 보다 적극적인 고혈압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

고혈압역학연구회장인 김현창 교수(연세의대)는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고혈압 예방 및 관리 전략만으로는 고혈압 관리 수준을 더 이상 향상시키기 어렵다“며 ”대상자 특성별로 특화된 다양한 맞춤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학계에서는 고혈압 관리 취약계층을 찾고 적합한 중재방법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해야한다”며 “정부에서는 중앙정부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사회가 주도적으로 고혈압 예방관리 사업을 기획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고혈압 유병자와 치료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게 학회 측 설명이다.

실제로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고혈압 유병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110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의료기관에서 고혈압 진단과 치료제를 처방 받은 환자는 지난 2002년부터 2016년까지 3배나 늘어난 상황이다. 반면 꾸준히 치료를 받는 환자는 전체 유병자의 64%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학회는 “고혈압 치료자 중 고령환자의 비중은 물론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등 다른 만성질환을 동반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만성질환 동반 고혈압 치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학회는 고혈압 치료제의 처방 패턴도 분석했다. 이 결과 고혈압 치료자 중 46%가 65세 이상 고령자로, 이중 57%가 당뇨병 혹은 고지혈증치료제 같이 복용, 60%가 두가지 이상의 고혈압 치료제 복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고혈압학회 조명찬 이사장은 “WHO의 세계질병부담연구에서 전 세계 사망에 대한 모든 위험요인의 기여도를 평가한 결과 고혈압이 20%로 1위였는데 담배나 비만보다도 기여도가 컸다”면서 “고혈압이 뇌졸중, 심장마비 등 심각한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은 어느 정도 형성돼 있지만, 실제 고혈압으로 인한 질병과 사망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잘 모르고 있다

이어 그는 “고혈압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아 합병증 발생과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치료를 통한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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