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윤정
한한국여자의사회 문서관리이사
공단 일산병원 병리과

제법 따뜻해졌다. 봄이 온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또한 나 같은 야구팬들에게는 프로야구 2016시즌도 곧 개막을 한다는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주는 기분 좋은 신호다.

나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비록 운동신경이 둔하여 잘 하지는 못하지만 어릴 때부터 수영, 스키, 테니스, 마라톤, 골프 등 운동을 하는 것도, 경기를 관전하는 것도 모두 다 좋아했다. 특정 종목만이 아니라 올림픽, 월드컵, 유럽축구 리그, 야구, 배구 그리고 스케이팅 등등 일 년 내내 전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기들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내가 응원하는 팀의 승리에 환호하고, 좋아하는 선수들의 활약에 감동한다. 그만큼 스포츠는 나의 취미이자 생활의 일부이며, 가장 큰 스트레스 해결책이다.

요즘 세간의 화두는 인공지능‘알파고’다. 의료계 내에서도 앞으로 어떤 진료과가 인공지능에 의해 가장 먼저 대치될 것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을 하고 있다. 어느정도 예상되고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생각된다.

하지만‘각본 없는 드라마’라 불리는 예측할 수 없는 승부 세계의 긴장감과 승리의 환호 그리고 패배에 대한 안타까움과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 대한 경외감을 그대로 전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아마도 불가능하리라 믿는다.

많은 경기 종목 중 특히 국내 프로야구에 대한 나의 열정은 최고다. 현재 응원팀은 한화 이글스다.

▲ 나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비록 운동신경이 둔하여 잘 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응원하는 팀의 승리에 환호하고, 좋아하는 선수들의 활약에 감동한다.

김성근 감독님 팬이기 때문이다. 국내 프로야구 개막 때부터 매사에 준비가 철저한 승부사인 김성근 감독을 알고 있었지만, 감독님의 강의와 저서를 통해 변함없이 철저한 준비와 최선의 노력을 바탕으로 한 그의 야구철학 아니 인생철학에 감동받았고, 이후 난 어떤 선수보다도 김 감독님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이제 국내 프로야구는 가장 많은 팬들의 환호를 받는 국민 스포츠가 되었다. 그에 따라 투자도 많이 되어 점점 더 좋은 시설을 갖춘 경기장이 건립되고, 팬들이 편하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그에 따라 멋진 야구선수의 꿈을 가지고 야구에 도전하는 청소년들도 많아졌다.

그런데 금년부터 승인된 프로스포츠 도핑규정에 따라 모든 프로선수들이 해당 프로스포츠 단체가 아닌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도핑검사를 받야야 되고, 적발시 징계가 강화되었다고 한다.

선수들이 근육강화제, 심장흥분제 같은 금지 약물을 복용하거나 주사하여 일시적으로 성적을 향상시킬 수는 있으나, 이러한 도핑이 습관적으로 반복될 때 결국 선수의 건강을 해치고 선수생명을 위협하는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이렇게 선수들의 정신과 육체를 해치고 부정한 방법으로 경기력을 향상시켜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는 도핑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도 국제도핑규정에 따른 강화된 검사가 모든 프로선수들을 대상으로 시행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벤 존슨이 라이벌 칼루이스를 꺽고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며 100m 육상경기에서 우승해 환호했던 장면과 그 이틀 후 금지약물 양성 판정으로 금메달을 박탈당하고 쫓기 듯 떠났던 장면을 모두 기억하실 것이다. 세계 최정상의 사이클 선수였던 랜스 암스트롱은 고환암을 극복하고 다시 뚜르 드 프랑스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인간승리의 표본으로 여겨졌으나 상습적인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동료에 의해 고발되고 확인되어 그 명예가 실추되었다.

또한 작년 우리나라의 대표 수영선수인 박태환 선수도 안타깝게 금지약물 투약이 밝혀져 아시안게임 메달을 모두 박탈당하고, 그동안 쌓아왔던 명예를 한순간에 잃어버렸다. 최근에는 러시아 스포츠계가‘멜도니움’이라는 약물로 인해 발칵 뒤집혔는데 그 중에는 유명한 미녀 테니스 선수 샤라포바가 포함되어 있어 그 충격이 더했다.

이렇게 세계 최정상의 스포츠 스타들 역시 승리와 명예에 대한 열망과‘돈’에 대한 욕망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도핑의 유혹은 선수들에게는 마약의 유혹과 같이 한번 빠져들면 나오기 힘든 깊은 함정이다.

도핑의 모든 책임은 해당 선수에게 있지만 각 경기단체와 지도자들도 함께 도핑 방지에 노력하고 연대 책임의 의무를 가져야 한다. 선수들에게 도핑에 대한 계속적인 교육과 안내가 필요하고, 또한 부상 치료약 중에 금지 약물이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항상 주의를 기울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스타급 선수가 아니어도 우리나라 프로야구 선수 모두가 국민의 열렬한 응원과 사랑을 받는 만큼 경기력 향상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얼마전 발생된‘불법도박’사건이나 도핑 등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스포츠 팬들은 그들의 경기장내에서의 활약에 먼저 환호하지만, 그들의 인간적인 생활 모습 모두가 관심대상이고 또 훌륭한 기량만큼 훌륭한 인성을 갖기를 기대하고 바란다.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많은 팬들에게 즐거움과 건강함을 전해주는 국민스포츠로서, 앞으로 국내 프로야구계가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을 지켜나가길 기대하며, 나는 프로야구 2016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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