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후 건강 유지·만성질환 조기 관리 취약
진료시 사회·언어·문화 차이 고려해야
남한병원 신뢰 비율 98%로 상당히 높아
남한 입국 후 가장 많이 받은 진료 ‘내과’

▲ 김영찬

인천적십자병원 병원장

북한이탈주민들은 남한 사회의 치열한 경쟁사회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다.북한이탈주민은 체력적으로 약한 경우가 많으며, 사회문화언어적인 차이로 인하여 남한의 언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생활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으며, 직장 생활을 지속적으로 영위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적응에 대한 어려움의 원인으로 북한이탈주민들은 건강 문제를 대부분 호소한다. 2011년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상태를 조사한 한 민간단체의 보고에 따르면 남한에 입국하기 전의 건강상태에 대하여 북한이탈주민들은 51%가 “좋았다”고 하였으며, 49%가 “건강이 나빴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남한에 입국을 한 후에는 “아픈 곳이 많다”고 대답한 경우가 45%에 달하였으며, “건강하다”고 응답한 경우는 20%라고 보고하였다.

이렇듯 입국 후 북한이탈주민들의 건강 상태는 취약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이탈주민이 남한에 입국한 직후에 많이 접하는 건강문제는 전염성질환, 치과 질환, 새롭게 습득하게 되는 음주·흡연 등의 나쁜 생활습관, 불안증 등과 같은 정신영역에서의 질환 등이다.

그 중에서도 북한이탈주민들 사이에서 남한사회에 정착하면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현상이 음주·흡연 및 비만이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2010년도 이탈주민 1200명을 대상으로 남한 정착에 대한 시행한 연구에 의하면 북한이탈주민 중 남성의 흡연자는 67.3%로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발표된 한국 성인남성의 흡연율인 47.7%보다 높은 현상을 보였다.

또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는 북한이탈주민들이 72.4%의 빈도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입국 후 시간이 경과하면 북한이탈주민들 사이에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의 만성 질환에 이환율이 높아진다.

북한이탈주민의 약 70%정도 차지하는 여성에게 특이한 질환들도 많이 볼수 있다. 성병, 임신, 자궁경부암 등의 여성암 등도 북한이탈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들이다.

북한이탈주민이 남한에 입국한 직후에 많이 접하는 건강문제는 전염성질환, 치과 질환, 새롭게 습득하게 되는 음주·흡연 등의 나쁜 생활습관, 불안증 등과 같은 정신영역에서의 질환 등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탈북어린이 영양상담 모습.)
북한이탈주민들의 건강에 대한 특정적 현상

첫째, 북한이탈주민의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사회·언어·문화적 차이로 인한 문제를 고려하여야 한다.

한 민간단체가 2011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북한이탈주민들은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 40%가 “의료진의 설명을 이해하기 힘들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의사에게 전달하기 힘들다”고 호소하였다.

또한 북한이탈주민의 34%에서 “진료 절차를 밟는 것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등 사회·언어·문화적 차이로 인하여 북한이탈주민은 진료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피력하고 있다.

이런 현상으로 미루어보아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의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 소통을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북한이탈주민들은 증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에 관심이 많으며, 증상이 없는 질환은 병으로 생각하지 않고 의료기관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증상으로 자신이 느낄 수 있는 질환 즉, 근골격계질환, 소화계질환, 심장계질환 등을 빈번하게 호소하며 의료기관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증상을 느낄 수 없는 정신영역 질환과 고혈압, 당뇨 등과 같은 만성질환에 대하여서는 북한이탈주민들은 무관심하다.

이의 결과로 북한이탈주민들은 만성질환들을 조기에 관리를 하지 못하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신체화’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증상에 의존하며 건강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신체화란 자신의 심리상태를 기술하기보다 ‘신체의 일정한 부분이 아프다’는 형태로 표현하는 심리적 방어기전이다.

이러한 경향이 심할수록 자율신경계의 항진으로 건강을 해치게 된다. 2010년과 2011년도 ‘하나원 의료세미나 자료집’에 의하면 북한이탈주민들은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를 자신의 신체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는 이를 뒷받침을 하고 있다.

정신건강 문제는 증상이 없는 질환으로서 정신문제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신체적 증상이기 때문이다.

셋째,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남과 북의 사회·문화·언어적 차이로 인하여 발생되며, 남한에서 정착하는 과정에서 발생된다. 그러므로 정신과적 질환의 개념이 아닌 남과 북의 사회통합의 개념으로 간주하여야 한다고 사료된다.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의료 지원

북한이탈주민들의 한국 의료기관에 대한 인식도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민간단체에서 2011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의 병원을 신뢰하는 비율이 98%로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연령대에서는 70% 이상에서 “매우 믿는다”로 나타나 높은 연령대에서 남한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본 조사에 알 수 있듯이 북한이탈주민들은 남한의 의료기관에 대하여 믿음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사회편견을 없애고, 북한이탈주민들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덜어주면 북한이탈주민들의 건강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지원 현황을 살펴보면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에 입국을 한 후 진료 받은 질환은 내과가 가장 많았으며, 정형외과, 신경과, 안과, 외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순으로 나타났다.

북한이탈주민의 건강문제를 지원하기 위하여 2007년 국립의료원(현 국립중앙의료원) 처음으로 (사)새조위에 의하여 북한이탈주민 의료상담실이 개설이 되었다. 그 이후로 2009년도에 충남대학병원에 ‘2호 의료상담실’이 설립되어 북한이탈주민에게 원활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적십자병원은 2011년 11월에 (사)새조위에서 운영하는 ‘3호 의료상담실’이 설립되어 북한이탈주민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인천적십자병원의 의료상담원은 북한이탈주민이며 진료 안내뿐만 아니라, 이탈주민들이 병원을 이용하는 데 불편을 들어주기 위하여 병원 접수와 수속 업무를 도와주고 있다.

또한 병실 생활에서의 간호와 개인적인 대화의 대상이 되어 주기도 한다. 심지어는 개인 사생활 부분까지 상담을 제공해 주는 등 명실상부한 북한이탈주민들에게 가족과 같은 후원인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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