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인력공단이 14일 "향후 5년간 간호사 1만명을 뉴욕주로 취업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70년대 서독 진출과 맞먹는 대규모의 '간호사 해외취업'이라고도 했다.

이번 발표는 국내 취업 여건이 썩 좋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얘기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정규 간호대학을 졸업한 간호사가 대학병원급의 3차 병원에 취업하려면 면접후에도 1년이상씩 대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소식이 표면에 드러난 내용만으로 마냥 반길수만은 없어 보인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컴퓨터로 미국 간호사 시험(NCLEX-RN)이 가능해지면서 미국내 취업을 원하는 간호사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 실제 취업에 성공한 경우는 최근 4년간 320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미국 간호사 시험에 합격한 한국인이 6000여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취업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수 있다.

간호계에서는 이번 발표에 대해 "계약조건 등이 명시되지 않아 상당히 막연하다"는 반응이다.

국가가 나서 해외 취업을 시켜준다면 좋은 일이지만 △어떤 비자로 갈 것인지 △영어시험의 종류는 어떤 것인지 △취업시 병원내 지위나 △개인부담비용은 얼마인지 등 디테일한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제까지 미국 취업의 가장 큰 걸림돌인 '영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는 고스란이 숙제로 남아 있다.

국립의료원 간호대학 김희순 교수는 "미국 병원에서 일을 하려면 일반 회화수준의 영어로는 불가능하다"며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자격증과 영어점수만 가지고는 취업이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CHW재단(Catholic Healthcare West) 산하 성메리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김성련 간호사도 "적응부족에 따른 어려움보다는 실무현장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크다"며 "대응이 미숙해 취업후에도 해고와 전직이 많은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실제 미국 병원들은 간호사 부족에도 불구하고 영어가 유창한 필리핀과 인도, 캐나다인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NCLEX-RN' 시험에 영어 기준은 토플 CBT 207점(PBT 540점) 또는 토익 725점, 작문시험인 TWE에서 6점 만점에 5점, 말하기시험인 TSE에서 60점 만점에 50점을 받아야 한다.

현재 국립의료원 간호대학 NCLEX-RN 교육과정에 책임교수를 맡고 있는 김희순 교수는

"70년대 서독 취업의 경우 현지 간호사가 워낙에 부족한 상황이었고, 한국 간호사의 업무도 단순하고 기본적인 업무였다"며 "미국 취업은 현지 간호사와 동일한 수준의 급여를 받고 전문적인 업무를 하는 조건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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