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120-CD4' 백신 바이러스 취약부 공략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의 균주에 상관없이 공히 취약한 부분을 공략하는 백신이 개발됐다.

에이즈 백신 연구에 주요 장애의 하나는 HIV의 어느 부분을 타깃으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이며, 백신 개발에 성공해도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변이되기 때문에 궁극에는 효력이 상실된다. 그러나 이런 HIV의 변화무쌍한 능력을 뛰어넘는 개념의 에이즈 백신이 미국 메릴랜드대학 인간바이러스학연구소의 앤소니 데비코(Anthony DeVico) 박사팀에 의해 개발됐다.

HIV는 표면 단백인 'gp120'을 엄폐해 인체 면역계의 인식과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며, 백혈구 침투를 시도할 때 30분 정도만 면역계에 노출될 뿐이다. 이 기간에 gp120이 펼쳐져 인체 세포의 출입구 역할을 하는 CD4라는 수용체와 결합한다. 이 시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데비코 박사팀은 gp120의 노출 부분과 CD4를 영구 융합한 백신을 개발했다. 'gp120-CD4' 백신은 면역계를 자극, HIV가 가장 취약한 시기에 무력화할 수 있는 강력한 항체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데비코 박사팀은 실제로 원숭이에 백신을 접종한 후 채취한 혈액을 시험관에서 실험한 결과, 혈액이 광범위한 HIV 균주에 공격 능력을 가진 항체를 함유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난 9일 소속 연구소가 후원한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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