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판독 능력'-'학문 이론 체계 달라' 공방

라디오 시사토론회 '한약의 독성간염 가능성' 제기

의협, 23일 서초구보건소 방문에 의료계 입장 전달

'한의사의 CT 허용'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에서 비롯된 의료계와 한의계간의 '의료 일원화' 논쟁이 점차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학의 과학화와 효과 검증 등의 문제를 둘러싼 첨예한 공방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특히 서울행정법원의 지난 21일 판결을 놓고 부당성을 제기하고 있는 의협은 "이럴 바엔 의료계에서 침술이나 한방 처방 등 중의학도 의대 교과목에 함께 다뤄 앞으로 의료일원화를 적극 주도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반면 한의계서는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폭 넓게 인정한 이번 법원 판결에 대해 판결문 내용 이외의 더 이상 확대 해석이나 재생산은 곤란하다"며 "앞으로 서초구보건소와 의료계 등에서 항소할 경우 차분히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지난 23일 오전 MBC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인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출연한 의협의 권용진 대변인과 한의협의 박왕용 학술이사도 토론을 통해 'CT의 판독 능력'에 대한 공방을 거듭하다 '한약의 독성간염 가능성' 등 한방의 과학화 문제로 격론을 벌였다.

의협의 권용진 이사는 "CT를 찍는 것은 물론 어떻게 판독하느냐가 더 큰 문제"라며 "1~2 학점의 한의대 수업으로 오진의 위험성이 커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한의협 박왕용 이사는 "한방이 서양의학의 이론 체계와는 분명히 다르다"며 "CT는 인체 내부를 보기 위해 만든 현대적 과학기술 장비일 뿐"이라고 응수했다.

결국 이날 시사토론도 상대측 의술에 대한 이해 부족과 국민 건강을 위한 노력으로 발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수준에서 일단 마무리되었나, 과거 3차례 정도 시도되었던 '양한방 일원화' 논쟁이 또다시 재연되는 듯 했다는 게 주변의 관전평이다.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로 사실상 1차 판정패를 당한 셈이 된 의협은 지난 23일 오전 서초구보건소를 방문, 현행법과 배치되는 법원 판결에 당연히 항소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는 등 사안의 중대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의료계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2심, 3심에서 패소하게 될 경우 X-Ray나 초음파, MRI, PET 등 진단장비는 물론, 앞으로 임상병리 검사 등으로 영역을 침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의료계서는 국민 건강을 위해 양방에서도 중의학이나 침술 등이 가능하도록 맞불 작전을 펴고있다.

한편 의료계 내부의 자발적인 신념에서 시작된 논쟁이 아니라, 한의계의 공격적인 행정 소송으로 불거진 이번 '양한방 의료일원화' 문제에 대해 일선 개원가에선 "한의학에 대한 철저한 검증 작업과 과학화를 주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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