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핀' 접종 수컷 원숭이 역전성 면역피임 보여

남성용으로 개발된 피임 백신이 전임상시험에 성공했다.

미국 채플힐 소재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 생식생물학연구소의 마이클 오랜드 교수 등 연구팀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지난 12일자에 기고한 논문에서 고환과 부고환 특이 단백질인 '에핀'(Eppin)을 함유한 백신이 수컷 원숭이들에서 유효하고도 역전 가능한 면역피임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에핀은 고환과 부고환에서만 생성되는 단백질로, 정액의 응고에 관여하는 물질과 상호작용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백신 접종으로 생성된 항에핀 항체가 이러한 물질과 상호작용, 정액에서 정자의 탈출을 억제하지 않나 추정할 뿐 정확한 작용기전은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어쨌든 연구팀이 수컷 원숭이 9마리에게 에핀 함유 백신을 3주 간격으로 접종한 결과, 7마리(78%)가 에핀에 대해 고도의 항체가를 발현했고 이들은 모두 교미를 해도 암컷을 수태시키지 못했다. 반면 백신 접종을 중단하자 1년 이내에 이들 7마리 중 5마리(71%)가 생식력을 회복했다.

인체는 보통 자기 자신의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생성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환과 부고환은 장벽으로 보호되기 때문에 이곳의 단백질은 혈류로 유입되지 못한다. 따라서 에핀을 혈류에 주입해도 면역계는 자기 단백질임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항체를 생성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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