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 정보통신기술, 생명공학기술, 로봇기술 등 기술집약도가 높고 혁신 속도가 빠른 다양한 첨단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 개발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디지털헬스산업 또한 성장하며 미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중요한 신산업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이남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안전국장
이남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안전국장

이러한 성장배경에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 소득·삶의 질 향상에 따른 질병 예방, 일상 속 건강관 리에 대한 수요 증가 등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의료 패러다임은 진단·치료(CURE)에서 예방·관리(CARE)로 변화하고 있으며 디지털헬스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IT 기술과 의료 인프라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헬스 산업 또한 크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매출액은 2021년 약 1조8천억원으로 전년대비 34.6% 증가하였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료기기 허가·임상 건수도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AI 의료기기 허가는 2022년 149건에서 2023년 213건으로 약 42.9% 증가하였고, AI 의료기기 임상 또한 2022년 90건에서 2023년 147건으로 60% 이상 크게 증가하였다.

의료기기가 시장에 진입하려면 제품 개발, 임상시험 및 허가 등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는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여 우리 국민이 안전하고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사용하게 하기 위함이다.

다만, 이러한 의료기기 제품화 단계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국내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신속한 제품화를 위한 정부의 체계적 지원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식약처는 이러한 업계의 요구와 디지털헬스 산업의 등장 및 디지털기술을 이용한 제품이 급증하는 보건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우리 국민이 새로운 제품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사용하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체계와 새로운 관리영역에 대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먼저, 우리 국민이 혁신적인 의료기기를 활용한 치료기기를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2020년 보건복지부와 함께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을 제정하여 첨단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를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하고, 제품화 촉진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해오고 있다.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면 제품화 단계별로 심사받을 수 있고 다른 의료기기에 비해 우선 심사하는 허가·심사 특례를 제공하고 있으며, 혁신의료기기소프트웨어 제조기업으로 인증받으면 허가·심사 시 제출자료의 일부를 면제하는 등 다양한 규제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에는 혁신의료기기의 신속한 시장진입을 위해 업체가 필요로 하는 기술지원과 인력양성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지원은 시험검사, 품질관리, 임상시험 및 인허가 등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품화부터 시장진입까지의 전 과정에서 각 단계별로 업체 맞춤형 기술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빅데이터‧AI기반 소프트웨어, 디지털 치료기기, 수술로봇 등 혁신의료기기 관련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첨단기술의 신속한 의료현장 진입을 위해 지속적 규제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0년 최초로 디지털치료기기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제정을 시작으로 2022년 10월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제도 도입 이후 1호 지정 제품이었던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가 지난해 2월 국내 최초로 허가되어 의료현장에서 사용되고 있고, ‘디지털의료제품법’이 2024년 1월 제정되면서 의료기기 산업이 디지털의료제품으로 또 한번 성장·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디지털의료제품은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로서 질병의 진단, 치료, 예측, 모니터링, 재활 등에 사용되는 ‘디지털의료기기’와 디지털의료기기 또는 디지털의료·건강지원기기가 기능적으로 의약품과 조합되는 ‘디지털융합의약품’, 의료 지원, 건강의 유지향상을 목적으로 생체신호 모니터링, 측정과 식이·운동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의료·건강지원기기’를 말한다.

식약처는 인공지능(AI) 등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디지털 기술의 특성을 고려하여 디지털 의료제품의 임상부터 사후까지 새로운 규제체계를 마련하고 다양한 규제지원을 추진하고자 한다.

지난 2월 29일 신라호텔서 진행된 ‘AIRIS 폐막식’ 장면

디지털의료기기의 경우 센서·알고리즘 등 구성요소를 별도로 성능 평가하여 해당 구성요소 기반의 제품은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실사용 평가를 허가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제품이 아닌 업체 기반의 우수 관리체계 인증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디지털의료기기 또는 디지털의료·건강지원기기와 조합된 디지털융합의약품의 허가방안을 마련하는 등 디지털헬스의 틀 안에서 제품 간 융합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게 하고, 디지털의료·건강지원기기의 자율신고 및 자율성능인증 신청제도를 도입하여 경계영역이 모호했던 웰니스 제품을 포함하는 등 디지털 환경에 맞는 새로운 규제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지난 2월 말에는 식약처가 미국 FDA와 공동으로 ‘국제 AI 의료제품 규제 심포지엄(AIRIS)’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글로벌 규제 선도국가로 한걸음 나아가기도 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혁신의료기기의 제품화 촉진과 더불어 디지털의료제품의 개발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적극 업계와 소통하며 지원하면서 국민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가 확대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의료기기 규제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것과 동시에 글로벌 디지털헬스 시장 선점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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