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연 연구결과…만성질환 예방·관리 위한 적정 농도 유지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우리나라 10대, 20대 인구에서 절반 이상이 혈중 엽산 농도가 부족해 관리가 필요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우리나라 청소년과 젊은 성인의 절반 이상에서 혈중 엽산이 적정 수준에 미치지 못해 부족 상태’ 연구 결과를 전문 학술지에 발표했다.

엽산(비타민B9)은 세포성장과 분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용성 비타민으로, 태아의 성장 발달을 위해 임신 전 및 임신·수유기 여성이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성인에서의 혈중 엽산 결핍은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2013~2015년)’ 자료를 활용해 우리나라 10세 이상 남녀 8016명의 혈중 엽산, 비타민B12 및 호모시스테인 농도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혈중 엽산의 경우 10세 이상 남녀의 5.1%가 결핍, 31%가 경계 결핍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와 20대에서 혈중 엽산의 결핍 비율이 더 높았다. 10대와 20대는 약 13%가 결핍, 45% 이상이 경계 결핍으로 나타나, 10대 청소년과 20대 젊은 성인의 절반 이상(약 59%)이 엽산 부족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자보다는 남자에서 혈중 엽산의 결핍 비율이 더 높았으며, 특히 10대 남자의 60% 이상, 20대 남자의 70% 이상에서 혈중 엽산 농도가 적정 수준 미달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남자는 결핍 8.6%, 경계 결핍 41%이며, 여자는 결핍 1.7%, 경계 결핍 21%이었다. 그중 10대 남자는 결핍 16.8.%, 경계 결핍 46.6%이며, 20대 남자는 결핍 19.3%, 경계 결핍 52.1%이었다.

비타민B12의 결핍 또는 경계 결핍 비율은 남자 2.9%, 여자 1.1%로 남자에서 더 높았으며, 고호모시스테인혈증(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 15 μmol/L 초과) 비율도 남자 11.8%, 여자 1.6%로 남자가 여자보다 7배 이상 높았다. 혈중 엽산 농도나 비타민B12 농도가 낮은 사람일수록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 ‘역학과 건강(Epidemiology and Health)’ 46권에 게재됐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제7기(2016-2018)부터 식품의 엽산 함량 데이터베이스(DB)를 자체적으로 구축하여 엽산 섭취량을 산출하고 있다.

엽산 섭취량은 2016년 이후 다소 감소하는 경향이며, 2022년 기준 엽산 1일 평균 섭취량(1세이상, 표준화)은 280 ㎍ DFE(Dietary Folate Equivalents, 식이엽산당량)으로 권장섭취량 대비 76.6% 수준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권장섭취량 대비 61.2%)의 엽산 섭취가 다른 연령에 비해 낮았다.

지영미 청장은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의 예방 ‧ 관리를 위해 혈중 엽산 상태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엽산 결핍이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조사하고 결핍 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질병청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우리 국민의 건강 및 영양 수준을 파악하고, 조사 자료 기반의 건강증진 및 만성질환 관련 연구를 지속 수행해 건강정책 마련의 근거를 생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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