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훈 대한요양병원협회 홍보위원장
노동훈 대한요양병원협회 홍보위원장

[의학신문·일간보사=이상만 기자] 대한민국 고령자 의료를 가장 잘 아는 곳은 요양병원이다. 대학병원에서 급성기 치료를 마친 고령자의 다수는 요양병원에 입원한다.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던 시절 요양병원 입원이 막히자 그 여파는 대학병원으로 이어졌다. 환자가 퇴원할 수 없으니 입원도, 수술도 못했던 것이다. 대학병원 퇴원 환자를 받아서 케어하는 요양병원은 4차 의료기관이다. 요양병원은 대한민국 의료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필자는 9년간 요양병원을 운영하다 재택의료(방문 진료) 의원으로 전환했다. 보호자 요청으로 방문 진료를 가는데, 어떤 보호자는 영양제에다 진정제를 넣어 주기를 원한다. 영양제를 맞는 그 시간만큼은 보호자도 쉬고 싶다는 의미다.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에게 보호자가 억제대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방문 진료를 하면서 가정 간병을 보니, 요양병원 간병인만 탓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언론에 비친 요양병원은 간병인의 폭언과 폭행이 이어지는 저질 의료기관으로 비친다. 인터넷 포털에 요양병원 뉴스를 검색하면 십중팔구는 간병인 폭언, 폭행, 학대, 방임이다. 방문 진료에서 만나는 자기 부모님을 모시는 분들도 간병에 지쳐있다. 간병은 힘든 일이다. 잘 관리된 환자는 살이 붙지만, 간병하는 보호자는 살이 빠지고 무기력에 빠진다. 간병은 종착지 없는 힘겨운 노역이다.

2024년 대한민국 요양병원은 간병제도가 없다. 현재 요양병원의 간병은 주로 중국동포 1명이 6명 환자를 하루 24시간, 한 달 30일씩 돌본다. 우리와 언어, 문화, 정서가 다른 중국 동포의 16 간병은 요양병원을 방문하는 보호자들이 보기에 불만이다. 누구나 내 부모님을 잘 모시길 바란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라도 하루 24시간 간병을 하면 파김치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간병인을 힘들게 하는 환자도 존재한다.

간병인의 폭언, 폭행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 마침 보건복지부는 80억 예산으로 10개 병원을 선정해 간병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027년 본사업 전환을 목표로 한다. 대한요양병원 협회는 간병인의 업무, 의무, 책임, 권한 등 표준 교안을 마련하고 요양병원 간병을 잘 아는 교육기관을 통해 간병인의 교육을 제안한다. 장기요양보험이 실시될 때 요양보호사 교육원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이다.

간병인 교육의 목적은 갑작스럽고 예측이 어려운 일이 발생했을 때, 평소 교육받은 대로 행동하기 위함이다. 요양병원 간병을 잘 아는 대한요양병원협회와 보건복지부는 머리를 맞대고 간병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간병인 교육, 간병인의 배치 등 간병제도 전반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시행착오는 겪을 것이다. 하지만 간병을 잘 아는 요양병원협회와 함께하면 저비용 고효율 간병제도를 만들 것이다.

요양병원 간병인 폭언, 폭행. 더 이상은 방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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