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유방암 중 HER2 양성 유방암은 HER2 음성 유방암 대비 재발 및 전이가 잘 나타나고, 진행 속도가 빨라 예후가 더욱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전체 사망자 10명 중 7명은 ‘40~50대 여성’이다.

엄마이자 아내로서, 또 사회인으로서 가정과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4050 여성’의 부재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큰 공백을 가져올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환자 개인과 가정의 안녕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으로도 크나큰 손실을 야기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제인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는 암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인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을 기존 2차 표준 치료제 대비 4배 이상 개선하며, 예후가 나빴던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DESTINY-Breast03 임상 3상 연구에 따르면, 엔허투는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을 기존 2차 표준 치료옵션 6.8개월 대비 28.8개월로 4배 이상 개선했으며,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67% 감소시켰다.

엔허투가 연장시킨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28.8개월을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2만 736시간에 달한다. 4050 여성 유방암 환자가 1차 치료 후 엔허투 2차 치료를 받을 경우, 중학생 딸의 대학 입학을 함께하고, 군인 아들을 든든한 사회인으로 키워내는 등 약 4년에 달하는 ‘선물’과도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러한 혁신 신약 엔허투에 대해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급여 적용이 이루어진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엔허투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현재 한국은 OECD 국가 내 GDP 상위 10개국 중 엔허투의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은 유일한 국가이다.

엔허투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이전부터 현재까지, 그동안 총 6회의 국민동의청원에서 15만 건의 동의를 받는 등 유방암 환자들의 간절한 ‘희망’이 되고 있다. 누군가의 소중한 엄마이자, 아내, 딸인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을 위해 엔허투의 임상적 가치와 사회적 의미를 반영한 급여 적용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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