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의학신문 ]저는 20여 년이 넘는 긴 시간 폼페병 투병의 삶을 살아가는 환자입니다. 지금의 나는 걸을 수도 없고, 먹을 수도 없고, 혼자서 숨을 쉴 수도 없습니다. 폼페병으로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서 신생아 선별검사가 유전성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한국폼페병환우회 김동호 기획실장

폼페병은 당(글리코겐) 분해에 필수적인 효소가 선천적으로 결핍되어 과도한 양의 당이 특히 근육세포에 쌓이면서 근육이 약해지는 진행성 신경근육질환입니다.

폼페병은 영아기에 발병하면 심장근육이 약화돼 심부전 등으로 생후 1년 안에 생명을 잃을 수 있으며, 근육 손상이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발견해 조기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폼페병은 조기발견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례가 있습니다. 2018년, 서울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폼페병이었습니다. 하지만 생후 5개월 만에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치료가 늦어져 결국 사망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폼페병 환우 실태조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조기발견, 치료가 어려울 경우 환자에게 크나큰 장애와 환자에 막대한 의료적 비용이 들어 환자 가정을 벼랑 끝으로 내몰게 만듭니다.

2023년 한국폼페병환우회 내 폼페병 환자 47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43%인 20명이 장애인으로 등록한 상황이며 34%인 16명은 심한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이에 기준 중위소득 70% 미만가구에 해당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도 전체의 40%인 19명에 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신생아 선별검사는 신생아의 발뒤꿈치에서 채취한 혈액을 검사하여 폼페병의 유무를 확인하는 비교적 간단한 검사입니다.

검사 결과가 양성이 나오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게 됩니다. 폼페병 신생아 선별검사가 급여화가 되면 폼페병을 앓고 있는 신생아의 조기발견과 치료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조기발견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폼페병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폼페병 신생아 선별검사 급여 확대는 희귀질환 환자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정책입니다. 이 정책을 통해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신생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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