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최근 매우 의미있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이 지난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시업에 대한 설문조사(339명 참여)를 실시했는데 ‘일차의료 방문진료에 대해 60%가 만족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또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나 앞으로 참여 의향이 있다는 대답은 43.4%에 달했다.

이정윤 편집부국장
이정윤 편집부국장

반면에 시범사업에 불만족한 이유도 드러났다.

‘방문진료가 필요한 환자 발굴의 어려움’이 32.3%로 가장 높았고 진료비 신청 절차 복잡(20%), 외래 환자 진료시간 감소에 대한 기회비용 발생(16.9%), 병원 수입에 도움이 안돼서(13.8%), 방문진료 지원 인력 부족(10.8%) 순으로 이어졌다.

설문 결과는 동네의원들이 방문진료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면 미래의 새로운 의료시스템으로 정착시킬수 있겠다는 신호라고 볼수 있다.

초고령화시대에서 방문진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온다. 우리의 고령화-초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우리는 이미 2018년에 고령화(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 이상)에 진입했고 2025년이면 고령인구가 20.6%로 초고령사회에 들어선다. 2050년이면 40.1%로 세계 최고령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령인구의 증가는 의료 수요를 발생시켜 의료비 증가를 유발하는 동시에 재택의료의 수요도 늘린다.

아프지만 병의원을 찾아올 수 없거나 방문하는데 상당한 불편을 느끼는 환자들은 결국 의료진이 환자를 찾아가 진료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방문진료시스템의 정착에는 의료 공급자인 의료진과 수요자인 환자가 어느정도 만족하는 조건을 주선하는냐에 달렸다. 그것은 정부 몫이다.

2019년 12월부터 시범사업이 진행된 방문진료에 대한 평가에 그 해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세심하고 진지한 평가를 통해 방문진료-재택의료를 우리 사회에 정착시킬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 재택의료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이나 설문조사 등에 그 답이 있어 보인다.

참여 주체의 한 축인 의사 입장에서 보면 방문진료 수요 발굴-방문진료에 대한 낮은 인식-낮은 진료수가 등이 장애물이다.

병의원 입장에서 방문진료에 참여하더라도 과연 관리해야 할 환자가 얼마나 될까 고민하지 않을수 없다.

방문진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려면 환자가 50-70명이 최소로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인데 정부나 지자체가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수가도 난제다. 시범사업때 환자 본인부담을 30%로 책정했으나 환자 부담이 커 오히려 방문진료를 꺼린다는 분석이다.

일본도 10%라는 점을 감안하면 건강보험 부담을 늘리고 환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의료 인력 문제도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방문진료에는 의사는 물론이고 간호사를 동행하는데 시범사업때 수가가 간호조무사는 배제돼 있어 동네의원이 주로 간호조무사를 고용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의사의 동행이 어려울 때 의사의 지시를 받아 간호인력이 진료에 대응하는 문제도 방문진료 성패를 가를 사안이다.

방문진료-재택의료는 초고령시대의 대세다. 정부-의료계가 대세에 순응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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