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바이오·디지털플랫폼 구축에 4조 4000억원
약자복지 · 의료개혁 노력 강조…R&D 감축 예산만큼 취약 계층 지원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정부는 내년도 예산운용 기조를 ‘건전 재정’으로 세운 가운데 수출지원을 강화하고 R&D 감소 속 바이오·AI 등 첨단 기술 지원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사진>은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국제적으로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올해 세계교역은 유례를 찾기 힘든 0%대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각별한 경각심을 가지고거시경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가운데, 경기회복과 민생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며 “경제 안보 상황을 24시간 밀착 모니터링하는 한편, 상황별 조치계획을 점검하고 신속한 적기 대응 조치를 상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에 3/4분기 GDP 성장률에 따르면,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가 전망대로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확대되고 내년에는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회복돼 주요국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

구체적으로는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자동차, 조선, 이차전지, 방산 등다양한 품목의 수출이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최근의 회복세가 더욱 힘을 받도록 수출 및 투자 확대 노력을 강화하고, 내수 회복에도 주력하겠다”며 “정부는 물가와 민생 안정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보건복지와 관련해서는 “복지 정책의 최우선을 약자 보호에 두고, 어려운 분들에게 국가의 손길이 빠짐없이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담대한 의료개혁, 기회발전 특구와 교육자유 특구를 중심으로어디서나 살기좋은 지방시대 구현에도 노력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건전재정 운용을 기본 기조로하면서 수출 증가에 힘을 보탠다는 전략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는 건전재정이다. 단순하게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없이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쓰자는 것”이라며 “2024년 총지출은 2005년 이후가장 낮은 수준인 2.8% 증가하도록 편성해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기본 방안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23조 규모의 지출을 구조조정하고, 이를 통한 재원은 국방, 법치, 교육, 보건 등 국가 본질 기능 강화와 약자 보호,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더 투입할 것”이라며 “최저생계급여 지급액을 183만 4000원으로 인상하고, 발달장애인에게 1:1 전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국제사회에 대한책임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도록 개발원조 ODA 예산 규모를 6조 5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며 “원전, 방산, 플랜트 분야의 수주 지원을 위해 수출금융 기관의 자본을 보강해 수출금융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미래성장동력과 관련해서는 “AI, 바이오, 사이버 보안,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축에 4조 4000억원을 투자하고, 공급망 불안정에 대비하기 위해 핵심 광물의 공공 비축도 늘리겠다”며 “R&D 예산은 2019년부터 3년간 20조원 수준에서 30조원까지 양적으로는 대폭 증가했으나, 질적인 지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짚었다.

이에 “국가 R&D 예산은 민간과 시장에서 연구 개발 투자를 하기 어려운 기초 원천 기술과 차세대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써야 하는 것”이라며 “이번 예산안에는 첨단 AI 디지털, 바이오, 양자, 우주, 차세대 원자력 등에 대한 R&D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그외에도 “원천 기술, 차세대 기술, 최첨단 선도 분야에 대한 국가 재정 R&D는 앞으로도 계속 발굴 확대해 미래 성장 동력을 이끌겠다”며 “중소기업들이 자금 여력 부족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기술 개발 분야와 인공지능, 머신러닝, 자율주행 등의 딥테크 분야에 대한 R&D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정된 R&D 예산은 향후 계속 지원 분야를 발굴해 지원 규모를 늘리지만, 이번에 지출 구조조정을 해서 마련된 3조 4000억원은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하는 데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가 처한 글로벌 경제 불안과 안보 위협은 거국적, 초당적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당면한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