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복지부는 연초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계획을 발표하며 5년 후 글로벌 6대강국 진입을 선언했다. 연매출 1조원대 블록버스터 신약 2개, 연매출 3조원 이상 글로벌 50대 제약 3개사 배출 등으로 목표를 구체화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오헬스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점찍으며 힘을 실어 주었다. 이르면 이번 달 내 국무총리 직속 '바이오헬스 혁신위원회'가 출범 한다는 소식으로 산업계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기대감이 높은 상태이다.

김영주 부국장
김영주 부국장

글로벌 50대 제약에 들기 위해선 현재의 기준으로도 연간 3조5000억 정도의 매출은 이뤄져야 한다. 이 정도의 매출을 위해선 최소 1개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갖춰야 한다. 이는 통계가 입증한다.

최근 집계‧발표된 이밸류에이트파마(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의 ‘2022년 글로벌 50대 제약’ 통계에 따르면 마지막 순위인 50위(노바백스)의 2022년 매출은 15억달러(약 1조9800억원) 였다. 그러나 49위(Incyte)가 27억달러(3조 5700억), 2021년 50위(쿄와기린)가 29억달러(3조8300억) 였다는 점에 비춰 현재 기준으로 보더라도 50위권에 들려면 3조5000억 이상의 매출은 돼야 한다.

통계에서는 또한 50위권에 이름을 올린 대부분 제약사들이 연간 10억달러(1조3200억)이상 매출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1개 이상씩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상위 20위권까지는 10억달러(1조3234억)이상 블록버스터 3개 이상씩을, 30위까지 3~1개 이상, 나머지 40~50위 기업도 1개 이상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위권 제약을 국가별로 분류할 경우 미국이 18곳으로 가장 많고, 일본 7곳, 독일 5곳, 중국 4곳, 프랑스 3곳, 스위스 2곳, 아일랜드 2곳, 이외에 9개 국가가 각 1곳씩 이었다. 50위권 제약을 3곳 정도 가지게 되면 국가순위로는 5~6권은 되는 셈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전통 제약의 최강자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은 1조7263억 정도이다.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바이오 분야 대표기업들인 삼성바이오로직스(2조4372억), 셀트리온(1조 9374억) 등도 50위권과는 차이가 있다. 더욱이 바이오신약이나 혁신 신약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품목은 전무하다. 문제는 미래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매출 1위 화이자(913억달러 매출에 123억달러 연구개발비 투자)는 차치 하더라도 50위권 업체 대부분은 10억달러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반면 우리의 경우 전통 제약 위주의 국내 63곳 제약 2022년 연구개발비 총액이 2조5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같이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과 국내 기업간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 그래서 정부의 각별한 관심이 필수적이다. 실제 어려운 여건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선진국 대열에서 분투하는 나라들이 있다. 벨기에가 대표적이다. 벨기에의 경우 인구나 면적 등에서 작은 규모의 나라지만 지난 2018년 기준 세계 신약 R&D 파이프라인의 5% 보유, 내수(14조)의 4배 가까운 52조원대 의약품 수출(총 수출액의 11%)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벨기에는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 지원과 세제혜택 등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으로 효과를 본 경우이다.

벨기에 사례는 곧 출범할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혁신위원회'의 바람직한 역할을 일러준다. 산업계는 그동안 제약바이오산업 관련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처 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제약바이오 육성·지원 통합 거버넌스 구축을 요구해 왔다. 이를 통해 R&D, 정책금융, 세제 지원, 규제법령 개선, 인력양성, 기술거래소설치, 글로벌 진출 등을 총괄 조정하는 역할을 맡도록 하자고 제안해왔다.

기업만의 힘으로는 두터운 글로벌 경쟁을 뚫고 나가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에 직면한 즈음에 새롭게 출범하는 '바이오헬스 혁신위원회'가 그 한계를 뚫고 제약선진화를 앞당기는 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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