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만 편집국장
이상만 편집국장

[의학신문·일간보사] 우리나라에서도 꿈의 암치료 기술로 불리는 양성자 치료에 이어 중입자 치료 시대를 맞으면서 많은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소를 이용하는 양성자 치료와 탄소 입자를 이용하는 중입자 치료는 모두 입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입자방사선 치료로 불리는 현존하는 최고의 암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입자방사선 치료가 꿈의 암치료로 불리는 것은 일반 방사선 치료와 비교해 암 부위에 집중적으로 에너지를 발산시키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는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치료 효과 향상은 물론이고 정상 장기에 대한 피폭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은 물론 유럽, 러시아, 중국, 대만 등 여러 국가에서 앞 다퉈 입자방사선치료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양성자 치료는 미국(54), 중입자 치료는 일본(7)이 앞서 나가고 있는 추세지만 국내에서도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에서 양성자 치료에 적극 나서고 있고, 지난 4월말부터는 세브란스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중입자치료에 나서면서 입자방사선치료의 글로벌 경쟁 체제에 진입하게 됐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입자방사선치료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몇가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그 첫째는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근거에 기반을 둔 충분한 임상 데이터 확보다.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축적된 데이터가 부족하고 특히 중입자 치료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따라서 현재로선 치료 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한 품질 검증 연구와 입자방사선 치료의 비용 대비 효과 분석,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 개발 등이 우선돼야 한다.

또한 보다 많은 암환자들이 큰 비용 부담 없이 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 양성자 치료는 보험급여 혜택으로 간암, 소아암, 두경부암, 식도암 등 상부 위장관암에서 활발하게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전립샘암과 유방암 등은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10002000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환자들이 부담하고 있다. 중입자 치료 역시 양성자처럼 혈액암을 제외한 모든 고형암이 치료 대상이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는 고정형 빔에 의한 전립샘암만 치료 대상이지만 내년초 회전형 빔이 가동에 들어가면 타 골·연부 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색종 같은 희소암의 치료는 물론 3대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과 폐암, 간암 등에도 적용될 예정이어서 치료 기회가 확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역시 고가의 치료비로 인해 전립샘암 등 상당수 암종은 비보험 적용이 제기되면서 환자가 50005500만 원의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 걸림돌이다.

이처럼 아무리 좋은 치료법이라도 많은 암환자들이 수천만원을 내고 치료받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도 급여 확대를 위해서는 재정 부담 등을 고민 할 수 밖에 없겠지만 영세한 난치암 등을 위한 적절한 치료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특히 암치료에 대한 경쟁력 확보 차원서 서울대병원이 2027년 가동을 목표로 부산 기장암센터에 중입자치료센터를 준비중에 있는 등 4~5곳의 대형병원들이 준비에 나서고 있어 치료 환경 개선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양성자나 중입자 치료기기는 최고가의 의료장비다. 자칫 수요와 지역적 여건 등을 충분한 고려하지 않은 채 경쟁적으로 도입에 나설 경우 적지 않은 후유증도 우려된다는 점에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아무쪼록 꿈의 암치료기라 불리는 중입자 치료를 계기로 매년 1만 명 이상의 국내 암환자들의 해외 유출을 막는 것은 물론 외국인 환자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빠른 시일내에 입자방사선치료에 대한 안전을 담보 할 수 있는 한국형 치료가이드라인이 제정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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