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 서울아산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에 병원을 수출한다는 보도는 늦었지만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서울아산병원이 암, 장기이식, 심장 등 중증환자 치료의 메카라는 소문이 중동까지 번져 UAE가 손을 내민 것으로 생각된다.

서울아산병원은 2026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헬스케어시티Ⅱ에 65병상 규모의 소화기전문병원을 설립한다.

이정윤 편집 부국장
이정윤 편집 부국장

위암과 대장암 등의 소화기암, 간이식 관리, 고도비만수술 등의 고난도 치료를 통해 먼 타국을 찾아 치료받아야 했던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한 중동 국가 중증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의료 기술 전수를 통해 현지 의료 수준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UAE아산소화기병원(가칭)은 서울아산병원이 진료와 교육 등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 운영 및 관리를 담당하고, 아랍에미리트 소재 투자 회사인 스코프 인베스트먼트(Scope Investment)사가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형태로 운영된다고 한다.

이번 병원 수출이 주는 시사점은 특정국가에 만연하는 질환을 노리라는 점이다.

UAE는 인구 5명 중 1명이 위산 역류, 궤양성 대장염,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소화기질환을 앓고 있으며, 전체 암 중 대장암이 두 번째로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또한 더위로 인해 활동량이 줄고 육식 위주 식습관 때문에 최근 비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비만 유병률이 세계 평균의 약 2배에 달한다.

고난도 중증 소화기질환을 치료할 전문병원이 필요한 이유다.

서울대병원도 두바이에 있는 세이크 칼리파 병원을 위탁 운영중이다. 200명이 넘는 한국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해 1000명의 다국적 의료진이 치료에 참여하고 있다.

이 병원은 아랍에미레이트에서 가장 혁신적인 병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K-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선봉이 되고 있다.

국내 중소 디지털 헬스기업들도 K-의료의 수출에 한 몫하고 있다.

한 중소업체는 지난 3월 태국 방콕 상급종합병원 라마9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스마트 헬수케어 서비스와 진료 보조용 인공지능 개발을 통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종의 환자 맞춤형 원격의료 플랫폼을 라마9병원과 네트워크 구축을 마쳤다. 또 다른 중소업체는 뇌졸중 분야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으로 베트남을 공략했다.

K-의료가 소문이 아닌 구체적인 성과가 세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때마침 정부도 주마가편(走馬加鞭) 정책을 내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6월 초 발표한 ‘보건의료 서비스 분야 수출 활성화 추진방안’이 바로 그것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국내 의료서비스의 해외 진출을 현재 2배 규모인 70만건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ICT 기반 의료시시스템 등을 적극적으로 수출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 의료수준은 이미 세계적이라는 점은 알려진 사실이다. 중동 등 많은 국가에서 K-의료를 신뢰하고 내한하는 외국환자들이 늘고 있다.

우리 의료기관들도 국내 로컬병원 설립에만 주목할게 아니라 이제 외국에 로컬병원을 세우는 일에 눈을 돌려야 한다.

서울대 두바이병원, 연세대 방콕병원, 고려대 하노이병원, 카톨릭대 몽골병원 같은 의료기관 명칭이 생기길 기대한다.

‘가즈아! 병원 수출’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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