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시술센터·응급센터 리모델링…문턱 낮은 응급실·지역사회 기여 목표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한일병원이 서울 북부의 중증환자에게 최종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 조인수 원장<사진>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일병원의 새로운 방향성과 이를 위한 준비과정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심뇌혈관센터를 ‘중재시술센터’로 통합(뇌혈관, 심혈관 영상인터벤션)했고, 응급의료센터를 리모델링해 음압격리병상 2개, 일반격리병상 2개로 새로 확충하면서 진료면적을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준하는 시설로 확대보강했다.

이러한 한일병원의 변화는 코로나19 이후 병원이 나아갈 방향성을 고민한 결과라고 조 원장은 설명했다.

조인수 원장은 “미증유의 시대였던 코로나를 한일병원은 슬기롭고 유연하게 대처해 빠져나갔지만, 지금도 엠폭스 등 감염병이 계속해서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한 국가지정감염병 전담병상 100병상을 유지하다가 이를 마치면서 향후 병원이 어떻게 자리매김 할까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병원이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병원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응급의료센터를 갖고 있고, 지난해 9~10월 리모델링을 마치며 급성기 중증치료 환자에게 최종치료 제공률을 높이는 것이 맞겠다 생각해서 노력한지 1년이 돼 간다”고 덧붙였다.

조인수 원장은 “문턱이 낮은 응급센터였으면 좋겠다. 정규시간이 아닌 밤 시간에 아플 때에 한일병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그리고 이곳에 오면 최종치료가 가능한 병원이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일병원은 민간병원 최초로 감염병 전담병원 운영을 추진해 코로나 초기부터 병원을 감염병 대응 시스템으로 신속 전환했으며, 음압병실 60명, 감염병 전담병원 1460명, PCR 검사 5만 1800건을 시행하는 등 코로나 확산방지 및 치료를 통해 지역사회 안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제7회 서울특별시 안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같은 해에는 대한뇌혈관치료학회로부터 ‘제9회 뇌졸중시술 인증기관(2021~2026년)’으로 인정받아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한일병원은 응급의료센터를 리모델링하면서 진료면적을 넓혔으며, 음압격리병상·일반격리병상을 새로 확충하고 심뇌혈관센터를 중재시술센터로 통합했다(사진설명: 확충된 일반격리실·일반격리실(왼쪽)과 심뇌혈관 조영실)
한일병원은 응급의료센터를 리모델링하면서 진료면적을 넓혔으며, 음압격리병상·일반격리병상을 새로 확충하고 심뇌혈관센터를 중재시술센터로 통합했다(사진설명: 확충된 일반격리실·일반격리실(왼쪽)과 심뇌혈관 조영실)

이러한 방향성에는 응급의료 현장에서 종사해온 조인수 원장의 체험도 역할을 했다.

조 원장은 독일 에센-두이스부룩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해 한일병원에서 국제진료협력센터장, 의료혁신실장,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으며, 특히 응급의료센터장을 역임한 응급의학과 출신 전문가로서 현장의 어려움을 체감했다는 것.

그는 “급성중증기 환자들이 시간이 생명이지만 전원을 하다보면 2~3시간이 무조건 늦어져 생명을 갉아먹게 된다”며 “이쪽에 계신 분들(중증기 환자)에게 가장 나은 의료서비스는 전원을 보내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응급의학과 근무 시절을 회고했다.

이어 “원장이 되면서 코로나 상황에서 국가지정감염병 전담병원을 맞아 정신도 못차리게 시간을 보내왔고, 이를 빠져나오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 제공하기 위해 고민했다”며 “심뇌혈관 등 중증질환 최종치료율 높이는 것이 이 지역 주민에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일병원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면서 신경쓴 또하나의 키는 ‘의료진’이었다. 중재시술센터를 만들면서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는 한편,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는 것.

조 원장은 “아무리 좋은 장비를 갖고 있어도 의료진이 확보되지 않으면 최종치료는 불가능하다”며 “이현호 중재시술센터장을 직접 컨택해 장고 끝에 좋은 결정을 내리게 됐고, 김태훈 순환기센터장도 4년 전에 컨택했는데 기회가 되어 함께 일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한일병원 이현호 중재시술센터장(왼쪽)과 김태훈 순환기센터장
한일병원 이현호 중재시술센터장(왼쪽)과 김태훈 순환기센터장

이현호 중재시술센터장은 코로나가 한참이었던 2020년 신경외과 과장으로 영입된 뇌졸중·뇌혈관질환 전문가로서 4년간 한일병원과 함께해 왔으며 중재시술센터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이 센터장은 “대구에서 모든 수련을 마치고(영남대병원) 자리를 알아보던 중에 원장과 연락이 닿았고 병원과 원장을 보고 결정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서울에 올라왔다”며 “중증의료와 최종치료 제공을 위한 의지를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뇌혈관을 치료하는 의사가 됐다면 의지가 있는 원장의 지원 속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것도 괜찮다고 판단해 오게 됐다”며 “4년 동안 많은 환경이 많이 바뀌어 어느정도 치료가 가능한 수준까지 와서 만족스럽고, 신경과·재활의학과까지 뇌졸중과 관련한 더 많은 치료를 제공해줄 수 있는 기관으로 발전하길 바라며 노력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김태훈 순환센터장은 심근경색, 협심증, 대동맥질환 등 순환기내과 전문가로 지난해 9월부터 합류해 활동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순환기내과가 보는 외래와 응급실 중 응급실 쪽은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라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있는 경우가 많아 집중하게 된다”며 “앞선 병원에서는 응급센터가 없어 순환기내과를 보면서도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는데, (한일병원에서는) 응급센터를 통한 심근경색 등 환자 유입을 이야기해줘서 의미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태훈 센터장은 “확신이 드는 순간부터 의사생활을 하면서 봐온 사람들을 추천했는데, 이들에 대한 지원이 잘 진행됐다. 밤에 일해본 경력(야간 근무)이 있는 원장인 만큼 근무 형태에 대해 말이 잘 통했다”며 “장비에 대해서도 서로 오고싶어 하는 수준의 장비가 지원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일병원의 전문분야인 화상진료에 대해서도 센터를 리모델링하는 등 우수 진료역량을 계속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조인수 원장은 “전기화상 등 환자가 매일 1명 발생했던 과거와 달리 1년에 5케이스를 보기 힘들다. 예방이 잘 되어 선진국으로 가는 가는 것”이라며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의 초창기 설립 목적인 만큼 화상치료를 등한시 할 수는 없지만, 인프라를 유지하면서 치료제공을 유지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병원은 화상진료센터를 리모델링하면서 응급의료센터 위쪽으로 옮기면서 외래·병동을 통합해 배치하는 등 개선을 추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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