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만 편집국장
이상만 편집국장

[의학신문·일간보사]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치료가 국내 사용 허가를 받으면서 그동안 난치성 암 치료를 위해 일본과 독일 등 외국으로 나가야만 했던 많은 암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식약처에서 국내 첫 허가를 받아 세브란스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는 탄소이온 중입자치료기’(중입자치료기)는 암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 암치료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것이란 점에서 기대가 크다.

중입자치료기는 탄소 이온 가속으로 생성된 고에너지 빔을 암세포에 조사해 정상 조직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를 파괴하는 최첨단 암치료 장비로써 고형암 치료에 사용하도록 허가됐다.

중입자치료기는 기존 양성자 치료기 대비 무거운 탄소 이온을 가속화한 후 암세포에 조사하므로 양성자 치료기보다 암세포에 대한 파괴력이 큰 것이 특징이다.

세브란스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 설치된 중입자치료기는 고정형 빔 1대와 회전형 빔 2대 등 총 3대다. 정부의 암치료 비용 산정 등의 제반 승인 절차와 중입자 빔 테스트 등을 준비하며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오는 5월을 전후해 전립선암에 국한해 고정빔을 먼저 가동하고 단계적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나가면서 9월 이후에는 회전빔의 풀가동이 예정되어 있다. 고정형에 비해 회전형 치료기는 360도 방향에서 중입자선을 조사할 수 있기에 정상 장기를 최대한 보호하고, 종양에 집중해서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골·연부 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색종 같은 희귀암의 치료는 물론 3대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과 폐암, 간암 등에도 효과적인 치료가 될 것으로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치료기간은 암종 및 병기에 따라 한 번에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여러번에 걸쳐서 치료를 하게 된다. 전립선암의 경우에는 12회 정도 치료가 필요하고 대부분의 암은 4~16회 정도 치료를 요한다.

또한 고형암이라고 해서 모두 치료 적응증은 아니다. 전립선암도 1~2기의 초기암이 주 대상이며, 전이암의 경우는 기존 방사선치료 등이 더 적합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입자치료는 기존 방사선치료와 비교해 적은 치료횟수와 짧은 치료 기간으로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우수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다만 치료비용의 경우 6천만원 전후로 예상되면서 환자 부담이 적지 않다. 고가의 치료장비 설치 및 운용 비용 등을 고려할 때 현재 비슷한 중입자치료기를 운용하고 있는 일본과 독일의 경우와 비교해 치료비용이 40~50% 정도에 불과하다는 측면에서는 경쟁력도 있다.

더욱이 1~2억원을 상회하는 큰 비용을 지불하면서 원정 치료에 나서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치료 기회 측면에서도 환영 할 만 하지만 많은 암환자들의 치료기회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최근들어 보험업계에서도 난치암 환자들을 위해 중입자치료를 보장하는 실손보험을 내놓고 있고, 병원 자체적으로도 영세 암환자를 위한 치료 기회 제공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기대되기도 한다.

이번 국내 중입자치료의 첫 허가 및 도입을 계기로 난치성 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 제공과 암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선택권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환영하며, 많은 난치 암환자들에게 보다 양질의 치료 기회가 제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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