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 지난달 15일은 ‘세계 손씻기의 날’이었다. 2008년 유엔(UN)총회에서 각종 감염으로부터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망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으며, 심각할 경우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감염병들이 손씻기를 통해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는 각종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세계적인 캠페인이다.

한국이콜랩 최성만 전무

코로나19 이전에는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었던 날이지만, 팬데믹을 거치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중요한 날이 되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며 자칫 ‘올바른 손씻기’를 비롯한 개인 위생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약화될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질병관리청이 전국 공중화장실 1,238곳에서 성인 2,353명, 초등학생 1,0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 지역사회 감염병 예방행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의 손씻기 실천율은 66.3%에 그쳤으며,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75.4%보다 9.1%포인트 하락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성인이 용변 후 비누로 손을 씻는 비율은 30.6%에 그쳤으며, 방역당국이 강조하는 올바른 손씻기 방법인 '30초 이상 비누 사용'을 실천하는 이들은 성인은 1.44%, 초등학생 1.23%로 10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더불어 지난 9월 정부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했고, 10월 초에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관련해서도 겨울철 유행 이후 단계적 완화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완화되더라도 우리 일상에서 평생을 실천해야 하는 습관이 바로 올바른 손씻기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손씻기는 다양한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수인성 감염병의 약 50~70%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를 둔 부모의 경우 비누를 사용한 올바른 손씻기로 신생아 사망률을 44%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올바른 손씻기에 대한 인식과 실천율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공공시설 및 다중이용시설에서도 손 소독제 비치를 비롯한 올바른 손 위생 시스템이 전문적으로 갖춰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의 '2021 지역사회 감염병 예방행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누와 위생수칙 홍보물 부착 등 공중 화장실의 환경도 손씻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비누가 설치된 화장실은 비누 사용 손씻기 비율이 46.9%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29.7%에 머물렀고, 위생수칙 홍보물이 있는 화장실의 비누 사용 손씻기 비율은 34.0%로 홍보물이 없는 화장실 27.6%보다 높았다.

한편 이콜랩(ECOLAB)도 개인의 위생 관념에만 의지하지 않고, 고유의 손 위생 솔루션과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2021년 한 해에만 약 220만 건의 감염 발생을 예방한 바 있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 수백만 명의 환자에게 의료관련감염이 발생하는데, 실제로 미국 내에서 매일 31명 중 1명의 환자에게 의료관련감염이 발생하며 이는 매년 7만 5,000명의 사망으로 이어진다.

구체적으로 미국 5개 병원 총 1,609개 병상에 ‘전자 손 위생 알림 시스템(Hand Hygiene Compliance Monitoring System)’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의료 분야 종사자가 환자의 침대에 접근하기 전 실시간 경고 및 지침을 제공, 손 위생 수준을 86~90% 향상시켜 의료관련감염 예방에 일조했다.

코로나19가 지나가고 언제 그랬냐는 듯 방심하는 사이 새로운 감염병의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팬데믹 이후를 예상하고 준비하는 것은 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하는 마지막 단계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또 다른 감염병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상에서 감염병을 예방하는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올바른 손씻기’라는 점을 잊지 않고, 개인의 의지와 인식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기업 및 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이 노력해 더 완벽한 손씻기 실천을 위한 시스템을 공고히 구축한다면 다음 위기에는 더 의연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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