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고혈압 치료제로는 유일한 토종 신약 ‘카나브’는 2011년 발매됐다.

김영주 부국장
김영주 부국장

그리고 발매 10년만인 2021년 마침내 1000억 초거대 의약품에 이름을 올렸다. 개발사인 보령은 4년 후인 2026년 2000억 매출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장 올해 1300억 달성을 계획하고 있는데 1분기 324억 매출로 현 추세라면 목표달성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카나브는 2011년 발매와 더블어 1000억 매출목표가 설정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목표’라기 보다는 ‘이상’으로 치부됐다. 다국적제약 오리지널의 벽이 너무 높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100억을 넘어, 300억 500억으로 뛰었지만 매번 ‘거기까지’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아랑곳 않고 보령은 시판 후에도 추가 임상을 진행하며 데이터를 축적했고, 복합제를 개발하며 시장을 확대했다. 보령 창업주 김승호 회장은 끊임없이 ‘1000억 돌파’를 독려하며 ‘현실 안주’를 경계했다. 아낌없는 투자로 뒷받침 하기도 했다. 김승호 회장은 최전선 홍보맨 이자 카나브 전도사로 통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1000억 매출을 돌파했고, 2026년까지 2000억 달성 목표를 세웠다.

국내 의약품 시장은 토종신약 전성시대 이다. 지난해 카나브 포함 ▲아모잘탄패밀리(한미약품, 1254억) ▲로수젯(한미약품, 1232억) ▲제미글로(LG화학 개발 대웅제약 코프로모션, 1110억) ▲케이캡(HK이노엔 개발 종근당 코프로모션, 1078억) ▲세노바메이트(SK바이오팜, 3899억 매출. 기술수출 제외 경우 800억) 등 6개품목이 1000억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여기에 나보타(대웅제약, 1분기 307억)의 합류가 유력, 국내 신약 총 7개 품목이 1000억 이상 매출품목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2년 전인 2020년엔 1000억대 매출품목이 아모잘탄패밀리와 제미글로 2개 뿐 이었다.

토종 신약의 대폭발은 상대적으로 다국적제약 오리지널 의약품의 위축을 불렀다. 국내 제약 도입 오리지널로 2021년 기준 1000억 이상 매출제품은 3품목에 불과했다. 도입 제품은 일단 입에 달다. 똘똘한 품목 1~2개만 들여오면 한 해 장사가 끝난다. 한 때는 대형 제약 CEO들이 다국적제약사 문전을 드나들며 머리를 조아린다는 이야기가 많이 돌았다. 지금도 계약완료 시기가 다가오면 어떻게든 계약을 따내려는 기업들간 눈치작전이 치열하다는 전언이다. 앞으로도 이같은 행태는 지속 될 테지만 국내 기업들이 이제는 자각하고 있다. 최근 만난 CEO들은 이구동성으로 ‘도입제품 영업은 결국 남(다국적제약) 좋은 일 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외형 성장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이익이 거의 없는 오히려 ‘밑지는 장사’라는 이야기 이다. 지금은 외형이 아니라 이익이 중요한 시대라는 말도 덧붙인다.

신약개발은 꼭 혁신신약이 아니더라도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토종 신약들이 오늘날 대폭발을 일으키기 까지 오랜 기간 인내의 시간을 견뎠다. 신약개발이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는 것을 최근의 ‘토종신약 전성시대’가 입증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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