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재천 <br>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상근이사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상근이사

[의학신문·일간보사] 법고창신, 옛 법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창안해 낸다는 말이다. 옛것의 소중함과 아울러 새것의 필요성을 동시에 표현한 말로서 필자는 절대적인 신약개발자원(인력, 투자력, 기술력, 현지화 전략과 M&A)이 선진국에 비해서 아직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 신약개발 지원정책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일찌감치 신약개발을 통한 국부창출을 하고자 세계에서 10번째 주자로서 과감하게 신약개발 정책지원을 표방하고 나섰다. 1986년부터 과학기술처는 그룹사, 제약사, 바이오신약개발기업을 중심으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을 설립하였다.

국책연구비를 지원하면서 세계적인 신약 창출과 시장 진출로 다국적제약기업을 탄생시키기 위한 초기 단계부터 임상단계에 이르는 전주기 제도개혁을 범부처(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과기정통부, 식약처/평가원 등)적으로 단행하였다. 제약산업발전법과 생명공학육성법과 과학기술혁신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바이오헬스산업(바이오메티컬과 디지털헬스)을 빅3 국가 기간산업으로 지정했고, 이어서 5월 10일 출범하게 되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바이오헬스산업의 신약개발을 110대 국정과제 어젠다로서 포함하면서 명실상부한 반도체, 철강, 조선, 자동차 산업과 어깨를 견주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으로 있다.

연구비 증액뿐만 아니라 신약개발펀드를 시장에서 조성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철폐하고, 공공재로서 국민보건 향상과 세계 환우들을 위한 신약의 접근성을 해 소하고, 연구소 지원에 그 치지 않고 신약 생산기업으로서 성장 할 수 있도록 공장, 시설 장비등의 건축과 확장등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36년 신약개발 역사 가운데 처음으로 맞이하는 호기가 왔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지속성 있는 신약개발 지원을 위한 인프라 정비를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국가안보를 말하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군사안보나 경제안보를 말한다. 그러나 코비드 19이라는 펜데믹의 위기속에서 뉴노멀의 보건안보와 과학기술안보의 두가지 키워드가 부각되었다. 이 두가지 키워드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에 대한 신약개발 인프라 활성화를 놓치고 있지 않나 심히 우려스럽다.

오송의 생명과학단지 조성 사업은 1997년에 시작하여 2010년에 완성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6개 국책기관의 이전도 완료되었다. 기업의 연구개발과 산업화를 지원할 국립인체자원중앙은행, 전임상·임상시설 등 연구지원시설이 유치되었다. KTX 경부고속선 오송역이 건설되었다. 또한 단지에는 아파트와 단독주택, 초·중·고등학교와 공공시설이 들어서면서 주거형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로 자리매김 하였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도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와 데칼코마니처럼 조성되었다. 의료산업과 여타산업의 파급효과가 매우 크고, 많은 인원의 고용창출이 전망되기도 한다.

오송과 대구경북의 두 첨단의료복합단지에는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신약생산센터 등 4개의 센터가 각각 있으며, 각 센터는 신약 및 첨단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다. 민간 임상시험센터가 입주했고, 국가임상시험센터 준공도 목전에 두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첨단의료제품을 상품화하는 전주기 지원 인프라를 구축한 바이오클러스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약개발과 의료기기 개발을 하는 기업과 벤처기업, 스타트업의 연구개발 지원 플랫폼으로서 10여년만에 그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서 벤치마킹한 선진 바이오클러스들이 20년 이상의 기반조성 투자와 시간이 필요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벤치마킹 실례로서 휴스턴TMC의 성공요인은 City of Medicine 비전의 공유, 의과대학, 의료연구기관, 병원 등 연계성이 높은 기관의 적극적인 유치 및 집결, 특화전략을 추진하는 리더십의 존재, 암, 심장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기관 존재, 잘 구축된 인프라시설 등을 들 수 있다.

고베의료산업도시의 성공요인은 지역사회와 정부의 일관된 계획과 추진력, 뚜렷한 비전을 가진 선도자의 리더쉽, 인근지역의 우수한 교육 및 연구기관과의 네트워크, 특정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선택과 집중 등을 들 수 있다.

샌디에고바이오클러스터의 성고용인은 우수한 연구기관과 대학의 존재, 기초 연구성과의 사업화를 촉진하는 CONNECT프로그램의 존재, 세계적인 석학 연구자의 유치등을 들수 있다.

싱가포르 바이오메디컬허브 프로젝트의 성공요인은 Globalization, 기존에 잘 구축된 국가브랜드 가치, 바이오메디컬 산업육성정책과 바이오메디컬사이언스 정책의 조화로 들 수 있다.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의 성공요인은 전통적인 경쟁력있는 의료서비스 기관의 존재, 우수한 교육 및 연구기관의 존재, 의료기술 사업화를 위한 혁신 네트워크거점기관의 활동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부터라도 10연녀간 정부와 기업과 재단이 함께 조성하고 지원해 오고 있는 이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적극적으로 추가 재원 투입과 함께 관련법에 매여 있는 운영에 따른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해 줘야 한다.

단지 조성의 역사가 고작 10여년에 불과하고 신약개발도 이제야 독자적인 제품화 성과와 기술수출이 이뤄지고 있음을 감안하여 이러한 선진 바이오클러스터의 사례를 우리나라 첨단의료복합단지 진흥을 위한 제2의 새 출발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첨단의료복합단지 내에서의 기초연구성과와 비임상연구, 임상연구의 가교적 역할을 수행하는 중개연구 지원 확대가 단지 조성 취지에 걸맞게 검토되어야만 한다.

우리나라도 혁신적인 국가기반으로 활용 할 수 있는 양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이미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1,000여개 이상의 제약기업, 바이오테크기업, 연구소, 병원, 대학교로 구성된 Kendall Square를 중심의 생명과학 클러스터 허브인 매사추세츠 보스턴 바이오생태계처럼 발전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양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국가 자원 활용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감염병 등 글로벌 보건 문제와 혁신바이오신약개발의 과학기술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기대와 국제적인 연구개발 공조가 강화되는 한편, 과학기술 외교 강화를 통해 자국의 안전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회 리더십 확대가 필요한 이 시점에서 새 정부에서 중점사업으로서 양 첨복단지 활성화를 통한 기업 수요기반 바이오헬스산업 육성과 신약개발 지원을 확장 해 줄 것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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