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방사선 이용 국소부위 고선량 에너지 방출…종양 부위만 타깃 정상조직 영향 최소화
‘알파다트’ 피부암과 두경부암 부터 췌장암·간암·유방암·재발성 교모세포종까지 적용 확대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지난 2월 미국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헬스케어캐피탈은 주주총회를 열고 94.57%의 찬성률로 알파타우메디컬과의 합병을 승인했다. 총 10억 달러(약 1조 1917억원) 규모의 합병으로 알파타우메디컬은 티커명 ‘'NASDAQ:DRTS’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 입성하게 됐다.

미국 투자은행 라덴버그 탈만은 ‘복합 종양을 파괴하는 알파 방사선’이라는 별도 보고서를 내고 “알파타우는 종양 치료 시 방사선 알파 입자를 다루는 데 있어서 난제로 여겨졌던 부분을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월가의 주목을 받으며 나스닥에 입성한 알파타우메디컬은 어떤 기업이고, 알파다트는 어떤 기술일까.

■ 혁신적 알파 방사선 암 치료법 ‘알파다트’= 알파다트는 ‘고형 종양 치료를 위한 새로운 방사선 의료기기’로 요약된다. 알파방사선을 이용해 국소부위에 강력한 고선량 에너지를 방출해 효과를 높이면서도 짧은 반감기로 피폭 위험성을 줄여 주변 건강한 조직을 보존하는 근접치료 알파선 암치료기술(알파 브라키테라피)이다.

기존에 방사선으로 이용되는 감마, 베타 방사선은 방사선 투과력이 높지만 암세포를 공격하려면 많은 양의 방출이 필요하다. 반면 알파 방사선은 종이도 뚫지 못하지만 DNA를 한 번에 뚫는 강한 성질을 가진다. 알파 방출원자는 짧은 거리에서만 확산해서 잘 사용되지 않았지만 종양 부위만 타깃해 고선량 방사선을 방출하면 정상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알파다트의 기술은 알파원자가 방출된 후 총 6번의 분해 동안 새로운 알파 파티클을 형성해 약 5mm 확산 거리를 얻을 수 있고, 정상 세포에서는 1~2mm까지밖에 확산되지 않았고, 반감기 또한 짧았다.

방사선 노출 위험이 매우 적기 때문에 기존 철폐막과 같은 방사선 치료 환경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보호장비 없이 시술이 가능하다. 알파다트는 직접 종양에 방사선 ‘시드(seed)’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선택된 종양에 확실한 효과를 보이며 부작용이 적고 짧은 시간 안에 간편하게 시술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 치료암종 확대와 각국 승인사례 추가 이어져= 알파타우메디컬은 새로운 혁신 기술인 알파다트 기술의 적용을 외부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피부암과 두경부암 부터 시작해 효과를 확인한 뒤 췌장암, 간암, 유방암, 재발성 교모세포종까지 적용을 확대했다.

전임상 결과 총 18가지 암에서 효과가 나타났으며 특정 부위의 암을 치료했을 때 면역세포 반응으로 다른 종양 부위까지 항암 효과를 보인 사례도 나왔다.

평균연령 80.5세의 수술과 방사선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한 인체 임상에서 100% 반응률(ORR)을 보였고, 78% 이상에서 완전관해(CR)를 보였다. 재발률은 22.7%에 그쳤다.

효과는 세포 자체보다는 확산거리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편평세포암의 경우 확산 거리가 4~5mm 수준이나 췌장암은 확산 거리가 3mm 정도로 짧다. 그럼에도 모든 암종에서 항암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은 의료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알파타우는 지난 1월 악성 피부 및 연조직에 대해 미국에서 진행한 다기관 파일럿 시험에서 환자 10명 모두 종양 반응 측정 2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모든 환자에 알파다트를 통해 방사선이 성공적으로 전달되어 탐색 임상 1차평가변수를 충족했다. 12주 후, 10개 종양 모두 RECIST v.1.1 기준 완전관해를 보였다. 제품 관련 심각한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아 다른 임상시험 결과와도 일치했다.

앞서 2021년 6월 알파다트는 미국 FDA로부터 완치기준이 없는 피부와 구강 편평세포암 치료제로서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았다. 이어 10월에는 표준 의학요법이 효과가 없을 경우 표준치료의 보조제 혹은 독립적 치료법으로 재발성 다형성 교모세포종에 대한 혁신의료기기 지정도 받았다.

현재 이스라엘 내에서는 이미 피부암에 대한 치료제 승인 및 판매 허가를 받았고 일본,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알파타우는 당국의 규제에 따라 임상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유방암과 췌장암 등 다양한 암종에 대한 전임상 및 임상 진입 단계에 있으며 고령 대상층이 아닌 기존 치료에 효과가 없는 젊은 층 환자까지 대상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 알파타우의 앞으로의 행보는?= 알파타우는 알파다트 기술을 전 세계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적용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물론 이탈리아, 일본 등 해외에서 알파다트 방사선 치료기기 생산시설을 갖추고 연구와 임상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임상 결과를 학술대회나 세미나에서 적극 알리고 각국 의료진과의 교류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종양학 전문의들을 만나 알파다트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알파다트는 생소한 기술이지만 기존에 치료 효과가 없거나 치료제가 없는 전이성 암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라고 있다.

한편 알파타우메디컬은 2003년 텔아비브 대학교에서 개발된 알파다트 기술을 연구하고 상용화하기 위해 2016년 설립됐다.

알파타우메디컬은 설립 이후 여러 전임상과 임상 시험을 거치고 16개 논문을 학술지에 기고하며 알파다트 기술이 효과적임을 입증해왔다.

알파타우메디컬은 이스라엘 ISRAEL21c 선정 혁신적인 10대 이스라엘 헬스테크 스타트업으로 선정됐으며, 현재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러시아, 이스라엘, 일본 등 7개국에서 임상실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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