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토종신약 전성시대 이다. ‘신약 없는 제약기업에 미래란 있을 수 없다’는 통설이 요즘처럼 피부에 닿은 적이 또 있었을까 싶다. 잘 나간다 싶은 제약기업엔 믿을만한 신약 한~두개씩은 의례 있기 마련이고, 이들 신약들의 거침없는 성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약기업이 유지, 발전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신약들은 높은 이익을 담보하며 기업의 내실성장을 뒷받침 하고 있기도 하다.

김영주 부국장
김영주 부국장

실제 당장 올해 1000억이상 매출이 기대되는 신약만 무려 5품목에 이른다. LG화학의 국내 최초 당뇨신약으로 국산신약 대표 메가 브랜드인 ‘제미글로’의 경우 지난 2019년 국산신약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예상매출액이 1200억원에 이른다. 대규모 투자로 경쟁 수입약들과의 비교임상을 지속했고 이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했으며, 특히 국내 상위권 제약으로 영업마케팅에 일가견을 가진 대웅제약과의 협업으로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보령제약의 최초의 토종 고혈압신약 카나브의 경우도 복합제 개발 및 지속적 임상을 통해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해 오며 올해 마침내 1000억 이상 매출이 확실시 된다. 2019년 1000억 매출을 달성하고 지난해 1100억 고지를 넘은(1160억 매출) 국내 최초 복합신약 고혈압치료제 한미약품 아모잘탄패밀리, 단일 복합신약 가운데 처방 1위인 한미약품의 이상지질혈증치료제 로수젯 역시 올해 1000억 이상 매출이 확실시 되고 있다. HK inno.N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케이캡은 PPI 계열로 빠른 약효와 긴 지속시간, 한루 한알 식사 관계없이 복용하는 복용편의성 등으로 올해 1000억 매출이 확실시 되며 초단기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지금 당장 1000억 매출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향후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품목들도 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의 경우 생명연장기간에 대한 효능은 글로벌 신약들과 엇비슷하나 부작용은 크게 감소한 데이터로 글로벌 신약으로의 도약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고,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역시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한 후 소송 등에 휘말려 잠시 주춤했으나 미국내 법적다툼이 마무리되며 글로벌 블로버스터를 향한 일정을 앞당길 전망이다.

연간 1000억대 신약을 다수 배출했다고 해서 국내 신약개발이 성공적이라는 것은 당연 아니다. 오히려 코로나19시대에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게다가 올해 역시 글로벌 신약으로 향하는 관문인 미국FDA 허가를 통과한 국산신약은 단 한 건도 없다.

다만 1000억대 국산 신약 배출로 글로벌 신약의 씨앗을 틔웠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 이 땅에 신약개발이란 꿈이 현실로 실현되는데 수 십 년이 걸렸다면 이제 국산 신약 1000억 매출시대를 계기로 1조 매출의 글로벌 신약 개발을 훨씬 더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이다.

당연히 여기서 만족하고 머물러선 안된다. 더욱 겸손해야 한다. 글로벌 제약에 맞서 신약 대 신약으로 경쟁해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벌 시장서 통하는 약을 만들어야 한다. 토종신약 1000억 매출시대는 이제 그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이다. 국내 신약개발은 지금 1000억 시대를 넘어 1조 글로벌 신약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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