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내원 어려움 초래…장기지속형 치료제 환자 복약순응도 높여 치료 목표 달성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조현병은 기존에 정신분열병으로 불리던 질환으로 병명이 내재하고 있는 잘못된 인식과 부정적 이미지 해소를 위해 2011년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는 뜻의 이름으로 개명됐다.

조현병은 사고, 감정, 행동의 모든 영역에 걸쳐 매우 다양한 정신증상을 보이는데, 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 등의 특징적 증상이 한달 중 상당기간 동안 존재하고, 장해의 징후가 최소 6개월 동안 지속될 때 비로소 조현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조현병의 평생 유병률이 약 1%인 것을 감안했을 때 국내 환자 수는 약 50만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조현병으로 병원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는 약 24만명으로 예상 환자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는 정신과 치료에 소극적인 국내 경향과도 연관이 있지만, 질환의 특성상 스스로 증상을 인지하지 못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러한 조현병의 특징이 조현병 환자의 치료에도 큰 어려움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조현병 환자에서 증상 개선과 관리를 위한 약물치료의 역할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하고, 증상 재발이 거듭될수록 인지기능의 저하, 뇌의 구조적인 병적 변화 등을 초래해 증상 개선을 더욱 어렵게 하기 때문에 첫 증상 발현 후 5년 이내의 초기 집중 치료와 재발 방지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가 자신의 질병을 인정하지 않아 복용을 거부하거나 꾸준히 약을 챙겨 먹기 어려워 치료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최근 다양한 질환 분야에서 환자의 편의를 위해 장기지속형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 것과 달리 조현병 치료 분야에서 장기지속형 제제 개발의 역사가 매우 오래된 것도 이러한 질환의 특성과 연관이 깊다.

조현병 치료제는1958년 다국적제약사 얀센의 창업주인 폴 얀센 박사가 도파민 분비를 억제하는 최초의 약물 ‘할돌(HALDOL·성분명 할로페리돌)’을 개발하며 과학적 치료제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와 동시에 1960년대 중반부터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여 복약 실패에서 비롯되는 증상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장기지속형 치료제의 개발도 본격화됐다.

이후 1993년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를 증대시킨 2세대 약물 리스페달(성분명 리스페리돈)’이 개발되고 2000년대 초반 2주에 1번씩 투약하는 최초의 비정형 장기지속형 주사제 ‘리스페달 콘스타(성분명 리스페리돈)’이 등장했다.

이어서 2011년, 2015년 1달에 1번 투약하는 인베가 서스티나(성분명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와 3개월에 1번 투약하는 인베가 트린자(성분명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가 각각 개발됐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복약을 잊어버리거나 의도적으로 중단하던 조현병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여 줌으로써 복약 실패에서 비롯되는 증상 재발을 방지하는 획기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조현병 치료에 있어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중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가이드라인에서도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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