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만 편집국장 
이상만 편집국장

[의학신문·일간보사=이상만 기자] 최근 들어 중소병의원은 물론 대학병원에 이르기까지 백신접종 위탁의료기관에서의 잇따른 백신 오접종 사태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까지 전국적으로 오접종 사례가 500 건 가까이 발생했고, 최근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접종 사태는 국민 안전 측면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백신 오접종 사례의 경우 먼저 입고된 백신을 먼저 사용하는 '선입선출' 원칙을 지키지 않거나 냉장 유효기간을 확인하지 않는 등 관리 소홀이 주를 이룬다. 경기도 평택 모병원에서는 냉장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이 접종에 사용됐고, 서울 모대학병원에서는 백신 접종 권고 기한이 초과한 백신을 접종하는가 하면 그동안 식염수 배합 문제, 관리 온도 부실, 하루 2 차례 접종 그리고 백신 혼동 사용 등도 논란이 됐다.

다행히도 오접종으로 인한 우려스러운 이상반응은 접수되지 않았지만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사망자 및 중증환자 증가 현실에서의 오접종 사태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다.

백신 오접종 사태의 원인은 매뉴얼에 따라 제대로 된 백신 접종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일선 의료기관은 물론 백신 관리 전 과정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지 못한 방역당국의 책임도 크다.

9월 들어 18~49세 접종이 시작되는 등 1·2차 대규모 접종이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백신 접종과 관련해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면 방역 당국이 추진하는 10월 전 국민 집단면역 정책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백신 도입 지연으로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8월말 기준으로 백신의 온도 이탈, 백신용기 파손, 사용 시간 경과, 접종과정 오류 등으로 17000회분의 백신이 폐기됐다. 백신 관리미흡으로 폐기하는 백신까지 발생한데 대해서는 뭐라고 해명하겠는가.

914일부터는 코로나19와 계절성 독감 백신의 동시 접종이 이루어진다. 코로나19 백신접종 위탁의료기관 16277곳 중 95%가 넘는 15815곳이 독감 NIP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예약시간 중복과 혼잡 등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 접종자를 합쳐 한 예진의사당 총 100명의 접종자만 예약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백신 오접종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접종 제한 뿐 만 아니라 접종 절차 및 관리에 대한 보완 등 전면적인 시스템 점검이 요구된다. 위탁의료기관 종사자들에게 보다 철저한 사전 교육과 시스템적으로 접종 단계별 점검을 꼼꼼히 살피고, 이를 확인하는 관리 감독의 강화가 필요하다.

혹여 동시 접종 후 부작용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인과관계 입증이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방역당국은 지방자치단체, 의료계와 정례 소통을 통해 오접종 방지 대책을 보완하면서도, 오접종 발생에 따른 사후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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