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모더나는 코로나가 발발하기 직전인 2019년 한 해 매출이 6021만달러(710)에 불과했다. 국내 제약 랭킹으로도 90위정도의 하위권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공으로 상황이 확 달라졌다. 지난해 말 미국FDA 허가를 거쳐 접종에 들어가면서 올해 상반기 60억달러(7700)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10억도스의 백신을 공급해 190억달러(223915)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백신 및 신약개발 투자의 고부가가치에 대한 설명으로 이보다 더 극적인 예는 없을 듯하다. 그동안 연구개발 투자에 비해 뚜렷한 성과가 없어 매년 적자에 허덕이던 작은 회사가 마침내 백신개발에 성공해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김영주 부국장
김영주 부국장

백신개발이 꼭 남의 일 만은 아니다. K-백신 개발의 꿈도 무르익어 가고 있다. 백신 및 신약개발에 일가견을 가진 국내 대형 3(GC녹십자, 한미약품, 에스티팜)KIMCo(한국혁신형의약품컨소시엄)의 주도아래 최선의 조합(K-mRNA 컨소시엄)을 구성,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토종 백신 만들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긴밀한 협의 속에 후보물질을 확정, 연내 임상개시를 위한 순조로운 진행을 보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신속승인을 거쳐 접종까지 가능토록 하겠다는 목표이다. 최근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전자 재조합 백신 ‘GNP510’에 대한 국내 3상 임상 승인을 얻는데 성공했다. 최초의 국산 백신으로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자본 및 국제 허가 허들을 뛰어넘은 성공적 개발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1, 2상 임상에선 중화항체 형성률이 100%에 이르고, 중화항체 유도수준도 완치자의 혈청 패널보다 5~8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성공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세계인들이 일상을 잃어버린 지도 벌서 2년 가까이 된다. 그동안 글로벌 빅파마를 비롯, 수많은 제약기업들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미국FDA허가를 거쳐 상용화에 성공한 예는 손꼽히는 정도이다. 우리가 알고 있듯 화이자·모더나·얀센·아스트라제네카 등이 허들을 통과했을 뿐이다. 백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세계 곳곳에서 차고 넘치는데 이들 백신들의 공급은 그 수요에 비해 한참 모자란다. 게다가 접종 완료 후 감염(돌파감염)이 늘고, 따라서 부스터샷(추가접종)의 필요성도 점증하고 있으며, 매년 주기적으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세계는 더 많은 백신개발을 필요로 하고, 우리 기업들은 세계적 경쟁 속에서 처지지 않고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10여년에 걸친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 그리고 몇 번의 성공과 이 보다 훨씬 많은 실패 속에서 다져진 내공이 우리도 모르는 새 산업을 한 뼘 더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 정도쯤 되면 모두의 박수 속에 해당 기업은 연구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는 것이 당연할 것인데 그 어려운 일을 해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3상 승인이 발표되는 날 과연 국내 몫이나 챙 길수 있느냐’·‘계획된 3상 임상수가 너무 적다는 식의 문제제기에 직면해야했다. SK는 개발 백신이 자신들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브랜드이며, 우리 국민 접종량 확보는 당연하고, 환자수도 다국가임상에 따른 지역별, 환자수별 상황을 고려해 배분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짧은 신약개발 역사에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고 아직도 믿음직스럽지 못한 부분을 많이 노출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실패와 좌절 그리고 인내를 자양분 삼아 꽃피우는 것이 신약개발이라는 점을 감안 조금 미덥지 못하더라도 폄하와 의심을 거두고 격려와 박수로 사기를 북돋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혹시 아는가 우리 기업중에 2 모더나가 탄생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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