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노인 건강악화 관련 약제 진료기록 조사…위해 탐지 도구 개발 등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노인 다제약물 사용에 대한 실태파악과 원인이 되는 다학제 사용 조합 고위험의약품 목록을 도출하기 위한 연구가 추진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0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이 같은 내용의 ‘노인 대상 건강악화 관련 약제 진료기록 조사용역’을 입찰공고한다.

1억 4000만원 예산으로 6개월간 진행되는 이번 연구는 노인을 대상으로 약물관련 문제(drug-related problem, DRP)로 인한 위해(건강 악화)의 국내 규모를 조사하고, 약물관련 건강악화를 유발하는 다약제 사용 조합과 고위험의약품 목록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2017년부터 세계 환자안전 도전 과제로 ‘Medication Without Harm’을 수립하고, 5년 이내 약물관련 위해(medication related harm, MRH) 50% 감소 목표를 제시했다.

약물관련 문제(drug-related problem, DRP)로 인한 MRH는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입원으로 인한 자원낭비를 유발할 수 있다.

노인은 다른 인구집단에 비해 의료기관 이용 빈도가 높고 복합 만성질환 유병률도 높아 여러 의료기관을 동시에 방문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다제병용, 부적절한 약물 사용과 약물이상사례 발생빈도도 증가한다.

다약제 사용(polypharmacy)이란 여러 의약품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으로, WHO는 5개 이상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반면, 의약품 복용 개수만으로 다약제 사용을 정의하는 것보다는 과잉투여, 불필요한 의약품 포함여부, 기간 등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방전당 6품목 이상 처방률’을 공개, 피드백, 평가 가감지급에 활용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노인 중 46.6%에서 5개 이상의 다제약물을 처방받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전국의 모든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처방전내, 처방전간 DUR 점검을 실시하고 있고, 현재 약물상호작용, 연령금기, 임부금기, 성분중복, 효능군 중복, 노인 주의 의약품 사용 등을 점검하고 있으나, 노인의 다약제 사용을 점검하고 있지는 않다.

이에 대해 심사평가원은 “다약제 사용에 대해 ‘내가 먹는약! 한눈에’를 활용하는 등 의료기관에 명시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다약제 개수의 기준 선(cut-off)이 없어서, 노쇠 등 건강악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의약품 사용 정보 제공이 필요한 대상 약제 조합, 투여기간 등에 대한 기초 연구가 필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추진되는 연구는 노인의 약물 관련 문제와 이로 인한 위해 탐지 도구를 개발하고, 입원 발생 및 위험도를 평가하며, 노인 약물관련 위해 연관성이 높은 의약품 목록을 추줄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노인 약물관련 문제(DRP), 약물관련 위해(MRH)를 정의하고, MRH 탐지도구를 개발한다.

특히 약물과 관련해서는 입원 혹은 응급실 방문 등 건강이 악화된 노인 환자의 다약제 사용 혹은 고위험 의약품 사용 현황을 파악하고, 노인 약물관련 문제 유발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의약품 사용 혹은 다약제 사용 조합과 약물이상사례 등 건강상 위해와의 인과성, 예방가능성을 평가한다.

심사평가원은 “이번 연구를 활용해 병원의무기록 자료에서 노인 약물관련 위험도 규모를 확인하고, ‘내가 먹는 약! 한눈에’ 등 DUR에 활용하며, 약물 관련 위해를 유발하는 다약제 개수 기준선과 조합에 대한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기대효과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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