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의학신문 ]치매는 더 이상 개인의 질병이 아니라 모두가 마주할 현실이자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가 되었다. 2025년에는 우리나라 65세 이상고령 인구의 비중이 20%가 넘으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신경과 유봉구 교수

치매환자 수 또한 꾸준히 증가해 2024년에는 100만 명, 2039년에는 200만 명, 2050년에는 300만 명을 넘어설것으로 추산되며, 2050년에는 다섯 가구 중 한 가구가 치매환자부양가족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제 치매는 개인, 지역사회, 국가가 모두 함께 돌보아야 하는 질환인 것이다.

일부 미디어에 왜곡되어 비친 치매환자의 모습으로 인해, 치매에 대한 공포는 필요 이상으로 높으며 사회적 이해도도 낮다. 최근한 설문조사 업체가 시행한 치매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0명 중 7명이 ‘치매는 한 가정을 무너뜨리게 하는 무서운 질병’이고, 응답자의 절반은 ‘가족이 치매 진단을 받는다면 예전과 같이 지낼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치매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을 어느 정도 지연시킬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치매환자들이 일상생활을 누리게 해야 한다는 응답보다(34.7%) 요양원에서 따로 지내게 하는 편이 낫다는 응답률이 더 높았다(48.6%).

다년간 정부와 의료계가 치매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치매환자와 함께 하는생활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어 환자와의 ‘공존’에 대한 사회문화적 토양이 갖춰질 필요가 있다.

이에 정부는 치매환자가 의료기관이나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표로, 작년 9월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1~2025)’을 발표했다.

치매환자도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치매 인식도 조사 실시, 연령대별 치매 예방 및 인지 건강 교육 콘텐츠 개발, 치매환자를 위한 자원봉사자 ‘치매파트너즈’ 2019년 대비 2배 이상 양성, 지역 특성에 맞는 치매안심마을 인증기준 마련과 관리에 착수한다.

나아가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전문의가 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정신건강 상담, 돌봄기술 교육 등의 전문치료 수가 산정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치매환자 가족의 부양 스트레스 감소와 더불어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여 환자 가족과 환자 모두의 삶의 질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치매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 자신’이나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개인과 지역사회, 국가가 함께 나서지 않으면 치매는 결코 극복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관련 정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환자가 요양원이나 사회복지기관에 가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가족, 이웃과 함께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치매에 대한 지나친 우려와 편견을 버리고 환자와 환자 가족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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