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의학신문 ]최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8년 당시 여성암 1위인 ‘유방암’ 환자는 총 2만 3647명이었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편이지만,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병기에 따라 생존율이 크게 달라진다.

조윤영 교수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유방암이 주위 조직을 벗어나지 않은, 국한 된 경우에는 5년 상대생존율이 98.8%로 높지만, 암 세포가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로까지 전이된, 원격 전이인 경우 그 비율은 40.2%에 그친다.

따라서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전이성 유방암의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아닌 ‘생존기간 연장과 환자 삶의 질 향상’이 되어야 한다.

즉, 환자가 더 나은 삶을 좀 더 오래 영위케 하는 치료법 모색이 필요하다. 항암치료 시에도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시켜주면서 투약 편의성 및 낮은 독성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약제의 선택이 중요할 것이다.

과거 전이성 유방암의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약제의 종류가 많지 않아 치료 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항암제의 발전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근래에 등장한 단일항암화학요법(이하 단일요법)은 병합요법과 비교하여 생존기간에 큰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무진행 생존기간을 연장시키고 독성을 감소시킬 수 있어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료제로 평가된다.

국내외 전이성 유방암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생명의 위협이 되거나 빠른 종양 축소가 요구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일요법의 순차적 투여를 권장하고 있다.

단일요법의 또 다른 이점은 환자의 치료 의지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항암치료 독성으로 인한 통증이나 부작용, 일상생활 유지 어려움 등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는 환자의 치료 의지를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단일요법은 여러 약제를 조합하는 병합요법 대비 치료 독성이 낮고 투약 편의성도 좋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 의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12년 전 유방암 진단 및 수술을 받고 난 뒤 10년 만에 암이 재발ž전이된 환자에게 단일요법을 사용하여 좋은 치료 결과를 확인했던 경험이 있다.

암이 전이되어 본과로 진료 의뢰되었을 당시, 해당 환자는 2차례의 수술 및 반복된 항암화학치료에 많이 지친 상태였다.

특히 탁산 계열 항암제, 독소루비신-도세탁셀 병합요법 사용으로 전신통 및 관절통, 호중구감소증, 발열 등의 부작용을 심하게 겪어, 환자가 다음 항암화학치료 진행을 망설이는 상황이었다.

이에 병합요법 대신 할라벤 단일요법을 권하였으며, 6회의 항암치료를 통해 전이가 상당 부분 호전되어 완전 반응에 가까운 상태를 확인했다. 치료하는 동안 통증이나 호중구감소증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었고 일상생활이 가능해 환자의 만족도도 높았다.

유방암이 전이 소식을 듣는 환자는 치료를 하기도 전에 두려움을 갖거나 좌절하고는 한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더 좋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개발을 위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고 치료 성적도 계속 향상되고 있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희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수 있도록, 진료실에서 치료법에 대한 의료진의 상세한 설명과 격려의 말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것은 새로운 치료방법과 함께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삶을 더 낫게, 더 오래 영위토록 하는 중요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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