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용도 따른 진단‧실시간 감시‧선별검사‧공중보건검사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학계에서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에 일괄적 검사방식에서 벗어나, 목적‧대상에 맞는 ‘맞춤형 진단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된 ‘목적에 따른 맞춤형 코로나19 검사’를 인용해 이같이 소개했다.
연구는 코로나19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일괄적인 검사방식(one-size-fits-all approach)을 탈피하고, 목적에 맞는 검사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체 정보가 알려진 후 며칠 만에 진단키트가 개발돼 진단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검사방식은 소량의 바이러스 RNA 검출이 가능한 qPCR(quantitative Polymerase Chain Reaction)을 이용한다.
그러나 qPCR 기반 임상 진단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 승인 경로의 사용은 새로운 감시 및 선별 테스트의 개발과 보급이 늦춰질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공중보건 검사도 방해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많은 선진국에서 일괄적 검사만을 활용해서 방역에 실패한 반면, 세네갈, 베트남, 가나 등 개발도상국에서 강력한 검사 프로그램을 활용해 방역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연구는 각 목적에 맞도록 △진단(Diagnostics), △감시(Surveillance), △선별 검사(Screening) △공중보건 검사(Public health screening) 등 목적에 따른 검사방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진단’은 코로나 감염 환자를 정확하게 식별해 질병의 유무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감염 위험이 큰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행한다.
이러한 유형의 검사에는 코로나19 환자(위음성)를 놓치지 않도록 매우 민감하고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므로 qPCR 분석을 위한 장비를 갖춘 중앙 실험실에서 수행되며, 결과는 12∼48시간 내에 보고된다.
하지만 진단 과정의 병목현상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처리 시간이 5∼10일을 초과해 qPCR 진단이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전파 상태 파악을 위해 ‘상시 진단·실시간 감시’가 필요한데, 모든 사례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확산 정도 파악을 통해 보건 및 자원 배분 정책에 도움이 되도록 대표적 샘플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형태이다.
일례로 폐수에 존재하는 SARS-CoV-2를 qPCR로 탐지하는 방법이 포함될 수 있다.
이는 민감도와 특이도에서 어느 정도 편차가 있는 방법도 사용할 수 있으며,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의 변화를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선별 검사’는 전문 요양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 들어가기 전 수행되며, 15분 이내에 결과가 나와야 효과적으로 본다.
선별 검사를 시행할 때는 시설에 따라 민감도, 정확도가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고위험 시설 입소 시 한 명의 감염자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매우 정확한 검사가 이뤄져야 반면, 어린이의 사망률은 매우 낮아 학교 등은 가능한 많은 검사에 자원과 민감도 사이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공중보건 검사’는 가장 강력한 형태의 검사로, 집, 학교, 직장 등에서 빈번하게 검사해 무증상 감염자를 확인하고 확산을 방지하는데 활용된다.
다만 모든 이동 경로에서 검사할 수는 없으므로 적절한 수학적 모델을 이용하고 충분한 검사 결과를 축적하면 공중보건 검사효과 확보가 가능하다.
해외의 경우, 슬로바키아에서는 2주간 인구의 80% 정도가 신속항원 검사를 받았고, 5만건의 확진사례를 확인했으며, 이 결과를 다른 공중보건 조치와 결합해 결과적으로 2주 발생률을 82%까지 감소시킨 사례가 있다.
대규모 공중보건 검사가 진행되면 일일이 감염자 격리, 추적 프로그램이 필수적으로 사용되지 않더라도 일상적 검사로 충분한 방역효과 확보 가능하다고 연구는 밝혔다.
연구자들은 “코로나19 환자 진단을 위한 검사와 향후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을 검사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목적, 대상, 접근 방법이 다르다”며 “그 차이점을 이해하고 규제경로를 수정해 공중보건 및 선별 검사를 적절하게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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