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방역이 산업계 전반 재구성” 원격진료·언택트 속 온라인·예방과 진단 등 본격 화두 등장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기존 통념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일상이 뉴노멀(new normal·시대 변화에 따라 부상한 새 표준)과 함께 자리 잡으며 생활방식과 패턴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는 의료기기·IT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개인과 비즈니스를 넘어 국가와 지역사회 차원의 더 큰 변화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눈에 띄는 의료기기·IT 분야 변화 트렌드 키워드는 △원격진료 △언택트 속 온라인 △예방과 진단 등 3가지이다.

먼저 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며 본격적인 원격진료 시대가 개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국내에서는 의사단체 등의 반대를 비롯해 인프라 부족과 활용률 저조의 문제에 부딪혀 원격진료시장이 생각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환자진료에도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요구되면서 이제 모든 병원에서 원격진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캐나다 등 해외에서 활용되고 있는 원격진료 절차는 매우 간단한데, 환자가 병원 앱을 통해 자신의 증상을 선택하고 담당의사의 진료 가능시간을 확인해 예약하면 끝이다. 참고로 원격진료는 전화 또는 화상진료 방식 중 선택이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담당의사가 전화 진료만 가능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본인이 원한다면 온라인에서 다른 의사를 선택해 화상진료를 할 수 있다.

글로벌 의료기기업체 A사 임원은 “감염병 방역이 산업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있는데 원내 감염 위험에 대한 잠재적 위기의식 속 원격진료 도입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될 것 같다”며 “웨어러블과 인공지능, 로봇을 적극 활용하는 기술 개발도 빠르게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이제 비즈니스도 고객과의 물리적 접촉을 최소화하거나 없애는 언택트(비대면)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병원 영업활동 중단과 학회 및 전시회 등의 취소에 따른 마케팅의 어려움 속 온라인을 활용한 다방면의 접목이 주목되는 가운데 업계는 사내 행사와 신제품 출시 및 사용자 교육 등에 널리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초중고교의 온라인 개학이 되면서 노트북이나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 장시간 사용이 불가피해졌다. 예상치 못한 문제는 디지털기기가 뿜어내는 유해광선 블루라이트(bluelight, 청색광)에 학생들이 과도하게 노출될 우려가 더 커졌다는 점이다.

눈의 피로도 증가나 안구건조증, 수면장애를 유발하며, 장시간 노출 시에는 시력감퇴는 물론 각종 안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케미렌즈, 데코비젼 등 안경렌즈업체들은 눈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는 기능의 안경렌즈를 선보이고 있다.

케미렌즈는 블루라이트와 자외선을 동시에 차단하는 '케미 퍼펙트 UV' 안경렌즈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블루라이트 영역인 380~500나노미터(nm) 전체 영역대에서 최적의 차단율인 30% 정도를 부분 차단해준다. 만약 100% 차단한다면 파란색 계통의 정상적 빛까지 모두 차단돼 파랑색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방과 진단 의료기기 분야, 국가전략산업될까?

한편 코로나19 속 마스크 부족 문제는 국민들에게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이었다. 국가 방역의료활동이 한계가 올 수 있다는 무서운 현실에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의료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채택해 해외 의존 없이 완벽한 자급자족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주도적으로 육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업계 주장도 크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종 감염증 방역에 전 세계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의료 분야에 혁신 기업들을 반드시 탄생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진단으로 무게 추가 급속도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K-방역’을 선도하는 진단키트 뿐만 아니라 의료AI 및 영상진단기기 제조 기업들의 발전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보조적인 역할을 넘어 필수의 시대로 자리 잡는 가운데 기술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다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기기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예산투자 대비 효율성이 걸림돌이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제는 국민들 사이에서도 충분한 공감대가 마련됐다”며 “인프라 부족, 정보 공유 어려움, 데이터 기준 미통일 등 문제가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헬스케어 시스템과 디바이스에 대한 발전을 가속화하는 촉매가 될 것은 분명하고 우리도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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