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형 클라우드 가능성과 실용적 블록체인 잠재력 주목…AI 보안 필수로
가트너 선정 10대 기술과 2020 의료기기 전망②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최근 세계적인 IT 자문기관 가트너(Gartner)는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2020년 주요 전략 기술 트렌드를 발표했다. 이번에 가트너가 제시한 전략 기술 트렌드는 초기 상태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영향력과 활용 사례를 보이며 크게 혁신적인 잠재력을 갖춘 신기술들과 급격한 성장세를 자랑하며 향후 5년 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들로 나뉜다.

구체적으로는 사람 중심(People-centric)과 스마트 공간(Smart Spaces)을 키워드로 △초자동화 △다중경험 △전문성의 민주화 △인간 증강 △투명성과 추적성 △자율적 엣지 △분산형 클라우드 △자율 사물 △실용적 블록체인 △인공지능 보안 등을 트렌드로 소개했다.

가트너의 부사장 겸 펠로우인 데이비드 설리는 “인간을 기술 전략의 중심에 두는 것은 기술의 가장 중요한 일면을 강조하고, 기술이 소비자·직원·비즈니스 파트너·사회 그리고 기타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조직의 모든 행위는 기술이 개개인들과 집단에 영향을 주는 방식에 기인한다. 이것이 바로 인간 중심적 접근”이라고 말했다.

또한 스마트 공간은 사람들과 기술 시스템이 점점 더 개방적이고 연결되며 조직화되고 지능적인 에코시스템 내에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물리적인 환경인데, 제시된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 발전을 이루고 더욱 몰입적이고 상호적이며 자동화된 경험을 창출하는 것은 첨단 의료기술 전반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의학신문·일간보사는 IT업계의 파괴적 혁신을 도모할 주요 기술 흐름을 소개하는 가트너의 2020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를 바탕으로 내년도 의료기기·헬스케어 분야 성장 전략과 전망을 2편에 걸쳐 예측해본다.<2>

자율적 엣지·분산형 클라우드

먼저 정보처리, 콘텐츠 수집·전달이 해당 정보의 출처, 보관 장소, 소비자에 인접한 곳에서 처리되는 엣지컴퓨팅 방식이 진화되는데, 더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할 수 있다는 점은 기업에 보다 효율적 실시간 앱을 구현할 수 있게 한다. 대중화가 이뤄질 경우 기능을 더 많이 활용하기 위해 자율적 엣지 서버나 게이트웨이, 또는 스마트폰 자체에서도 실행될 수 있다.

엣지 컴퓨팅을 접목한 분산형 클라우드는 사물인터넷(IoT)의 자율신경으로 불리며 기존 중앙화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모델을 다양한 장소에 배포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가져오고, 새로운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클라우드 방식이 처리와 연산이 한곳에 집중된 방식이라면, 엣지 컴퓨팅은 가까운 주변이나 기기 자체에서 데이터를 분산하며 새 방향성을 제시했다. 데이터양이 적고 전송 지연이 치명적이지 않은 환경에서는 클라우드 방식이 적합하나, IoT 기기들의 데이터양이 많아지고 실시간 처리의 중요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후자가 선호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가 지난 RSNA 2019(북미영상의학회)에서 선보인 클라라 FL은 분산형 협력 학습 기술을 이용해 환자 데이터를 의료서비스 공급자가 내부에서 보관할 수 있게 한다. 최근 출시된 엔비디아 EGX 지능형 엣지컴퓨팅 플랫폼에서 구동되는데, 연합 서버와 협업 클라이언트를 안전하게 프로비저닝해 앱 컨테이너와 초기 AI 모델 등 프로젝트를 위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자율 사물

AI를 활용해 인간이 수행하던 기능을 자동화하는 디바이스 혹은 기기를 뜻한다. 엄격한 프로그래밍 모델들이 제공하는 자동화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AI를 활용해 주변 환경 및 사람들과 보다 자연스럽게 상호 작용하는 고급 행동을 구현한다. 기술력이 향상되고 규제가 허용되며 사회적 수용이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자율 사물이 공공장소에 배치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표 분야로 주목되는 자율주행차의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생명에 치명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같은 맥락에서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의료 분야도 근시일내로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오래된 운영체제 사용 △업데이트에 대한 어려움 △인프라의 복잡성 △보안 인식 문제 등을 극복해야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용적 블록체인

한때 블록체인은 신뢰 구축, 투명성 제공, 비즈니스 생태계 간 가치 교환, 비용 절감, 거래 합의시간 단축, 현금 흐름 개선 등으로 산업을 재구성하는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세계적 금융 컨설팅 기업 맥킨지를 비롯해 실용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투자된 자본과 시간을 고려하면 아직 많은 것들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지금보다 폭넓게 상용화된다면 더 안전하고 투명한 금융거래는 물론, 화물 추적 시스템, 전자 투표, 의료 기록 관리 등 신뢰성이 요구되는 모든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의료기기 분야에서 기존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에 대한 추적 관리 및 3D프린팅 의료기기, 인체삽입형 로봇, 수술형 로봇, 혈관 투입형 드론 등 첨단 의료기기에 대한 임상, 인·허가, 인·허가 후 유통과정, 시·수술 후 부작용 탐지 등에 블록체인 기술로 의료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 및 문제 발생 시 신속한 원인 규명, 문제 해결, 책임 소재 추적에 적용이 주목된다.

인공지능 보안

IoT, 클라우드 컴퓨팅, 마이크로서비스, 스마트 공간 등 광범위한 공격 포인트를 보호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것이다. 의료기기는 사람의 생명과 연결되기에 다양한 관점의 철저한 보안이 필요한데, 또한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훈련용 데이터 세트 자체가 의료AI 기업의 경쟁력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보호하는 인프라 구축도 필수다.

의료기관들 역시 의사, 환자 그리고 의료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디바이스 사용이 증가하면서 환자 정보가 반드시 보호돼야 하는 의료 시설에 필요한 맞춤형 AI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공지능 보안은 AI를 활용해 보안 수준을 높이는 것과 AI 시스템의 보안체계를 잘 갖추는 것 등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의료기기 보안은 단순 다방향 네트워크 통신을 차단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위협에 지능적으로 대응하려면 지속적인 모니터링 관리와 통신 프로토콜 및 정상적 트래픽 패턴을 이해해야 하며 무엇보다 꾸준한 관심과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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